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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 밖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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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종이책 정가
17,500원
전자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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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0원
판매가
12,300원
출간 정보
  • 2026.05.15 전자책 출간
  • 2026.04.10 종이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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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12.4만 자
  • 33.0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41616281
UCI
-
괄호 밖은 안녕

작품 정보

*이 콘텐츠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온전히 번역해낼 수 있을까
신동엽문학상 수상 작가 이주혜 신작 소설집

단단한 괄호에 걸어 길어올리는 타인과 기억
그 사이로 상처와 고통을 흘려보내는 안녕의 물결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 제41회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한 이주혜가 문학동네에서 세번째 소설집 『괄호 밖은 안녕』을 펴낸다. “엄정한 사유와 섬세하게 벼린 언어”로 “우리 사회의 여성 현실을 예리하게 탐색”(신동엽문학상 심사평)한다는 평단의 지지뿐만 아니라, “나는 오늘도 그의 이름과 언어에 신뢰를 한층 더 쌓아올린다”(구병모)는 동료 작가의 신망까지 한몸에 받으며 이주혜는 한국문학의 든든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장편소설 『자두』에서 상실과 연대의 경험을 슬픔의 미학으로 담아낸 이주혜는 『괄호 밖은 안녕』을 통해 다종다양한 관계에 얽힌 고통과 이해를 더욱 깊어지고 확장된 시선으로 그려낸다. ‘번역’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이번 소설집은 지금까지 이주혜의 작품들을 따라 읽어온 독자들에게는 반가움을, 처음 읽는 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이름을 남길 것이다.
번역을 두고 “이해를 향한 부질없는 그러나 지난하고 포기하지 않는 노력”(예스24 인터뷰에서)이라 표현하는 그의 마음은 『괄호 밖은 안녕』에도 짙게 묻어난다. 이번 소설집에서 이주혜는 과거에 화자들이 당면했으나 받아들이지는 못한 존재나 시간을 지금의 시공간으로 데려온다. 그들이 마주하는 기억은 대체로 유령(환영), 허상, 말하는 동물 등 환상적인 형태로 등장한다. 이러한 기억의 화신과의 대면을 ‘여행’으로 풀어내려는 시도는 ‘기억을 다시 쓰는 행위’와 순환하며 맞붙는다.
“이색적인 풍광을 맞닥뜨리며 감회에 젖는 대신, 기묘하게 낯익은 공간에서 친숙한 기억들이 침투”(강지희 해설)하는 여정에서, 자신이 끝내 이해하지 못한 채 남겨둔 조각들이 미지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순간은 이주혜의 소설 속 인물들에게 그 자체로 해석해야 할 대상이 된다. 이 해석의 여정에서 『괄호 밖은 안녕』은 그간 묻어두었던 시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가고 그 시간을 나란히 함께 걸으며 화해할 수 없었던 기억과 존재를 마주하게 한다.
『괄호 밖은 안녕』에서 반복적으로 전개되는 ‘기억을 해석하려는 치열한 시도’는 그의 소설세계의 근원이자 중핵이기도 하다. 소설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책장을 넘기면 “의식적으로 해석할 필요”도 없이 “단단한 괄호에”(「괄호 밖은 안녕」, 82쪽) 담긴 기억이 마지막 페이지 위로 툭 떨어질 것이다. 그 괄호 안에서 우리의 고통과 상처는 자유롭게 흘러다니고, 때로는 넘실거리다 범람하고, 그러다 다시금 그러모이기도 하면서 우리는 각자의 기억을 다시 쓸 수 있다.


기억을 번역하고 마침내 해방시키려는 곡진한 시도

기억과 해석은 다른가? 당연히 같지 않겠지만, 피하려고 해도 물리적인 충격을 동반해 멋대로 찾아온다는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_「괄호 밖은 안녕」, 72~73쪽

『괄호 밖은 안녕』에는 ‘번역가 이주혜’로서의 면모가 곳곳에 담겨 있다. 번역이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세상을 엮어내는 작업이라면, 이주혜는 이를 소설로 옮겨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과거를 현재와 연결하고 해석에 한 발짝 다가가려 분투한다.
표제작 「괄호 밖은 안녕」은 여행중인 번역가 화자를 내세우며 언어로 소통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나’는 한 계절에 두 권의 책을 잇달아 번역한 뒤 몸과 마음이 소진되어 가능한 한 음성언어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자신에게 익숙한 언어가 없는 곳으로 떠난다. 여행중 산속에서 맨발의 젊은 여자를 마주친 ‘나’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를 차에 태우는데, 둘은 언어로 소통할 수 없음을 깨닫고 몸짓과 표정으로 대화를 나눈다. 여자와의 여정은 ‘나’가 과거 가정폭력에서 도망쳐 나온 한 여자를 잠시 집에 들였던 일, 뿔뿔이 흩어진 자신의 가족들과의 일화 등을 소환한다.
이는 「여름 손님입니까」와도 일면 맞닿는다. 소설은 일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직원들과의 기묘한 일화로 시작한다. 온천탕에서 때를 밀어주는 노부인, 번역기 앱으로 다소 우스꽝스러운 설명을 들이밀며 메뉴 변경을 요청하는 식당 직원 등 호텔에서 맞닥뜨리는 일들은 화자를 점점 아리송하게 한다. 화자는 삼십 년 전 집을 떠나 홀로 일본으로 간 언니의 딸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에 도착했지만, 호텔에서의 시간은 그에게 본격적으로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안개의 기분」 「맘껏 슬픈 사람」은 두 소설 모두 영국의 한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 아들과 엄마가 떠난 홋카이도 여행을 배경으로, 각각 아들과 엄마를 초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두 쌍의 모자는 여행중 자신에게 진한 흔적을 남긴 과거를 되새기며 의미를 되묻고 이별을 준비한다. 이때 그 이별은 서로와의 이별이면서 동시에 묻어놓았던 과거와의 이별이기도 하다. 이주혜의 소설적 공간이 대체로 일본이라는 점 역시 주목을 요한다. 너무 다르지는 않고 동시에 너무 동일하지도 않은, 쉽게 녹아들 수 있으나 반드시 해석이 요구되는 공간. 그 친숙한 풍경에 침투하는 익숙한 기억들이 소설 곳곳에서 화자의 발목을 붙들고, 떠나왔으나 떠나보내지는 못한, 무의식적으로 유사한 공간을 선택하게 된 이들의 발걸음은 ‘과거’라는 같은 공간을 맴돈다. 번역의 (불)가능성을 언어에서 기억으로 옮겨와 과거 한때 시간을 같이 썼던 타자들 그리고 그 기억을 해석하려는 부단한 몸짓은 이야기 곳곳에 녹아 있다.


떠남으로써 새로이 쓰일 수 있는 이야기

「할리와 로사」와 「순영, 일월 육일 어때」는 소설집 내에서도 특히 친근하게 다가가는 작품이다. 「할리와 로사」의 두 사람은 고향을 떠나와 선택한 장소에서 직접 지은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은 ‘할리’의 고향인 전주로 여행을 떠나는데, 그 과정에서 할리는 자신이 버리고자 했던 원가족과 고향의 기억을 마주하며 고통스러워한다. 그 귀향의 경험을 여행으로 바꾸는 것은 할리 곁의 ‘로사’다. 그는 할리도 몰랐던 전주의 장소와 맛집을 소개하며 할리가 가진 괴로운 기억에 낯섦을 더한다.
「순영, 일월 육일 어때」는 소설가인 화자가 대학생 시절 함께 생활했던 언니와의 기억을 회상하며 진행된다. 동아리에서 사용할 이름을 정하라는 이야기에 ‘영순’과 언니 ‘은수’는 서로의 이름을 빌려 각자 ‘수은’과 ‘순영’이 되기로 한다. 글을 쓰는 ‘수은’에게 꼭 소설가가 되라며 용기를 북돋아준 언니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나 언니는 느닷없이 결혼과 임신을 이유로 ‘수은’의 인생에서 사라진다. 내내 해석할 수 없는 숙제였던 언니의 삶은 현재 시점에서 이메일로 도착하는 편지의 스캔본을 통해 조금씩 이해에 가닿는다. 두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서로에 관해 잘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보듬고 애틋해한다. 무엇보다 화자가 고향 혹은 인연에 얽힌 기억을 직면하고 마침내 떠나보내게 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어디에도 자신의 처소를 마련하지 않고 환대를 기대하지 않는 이들은 속박을 끊어내며 궁극에는 자유로워진다. 그렇게 흘러다니며 다른 존재와 접속하고 미끄러지며 새로운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에는 어떤 빛이 어른거린다. _강지희, 해설에서

작가

이주혜
국적
대한민국
학력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 학사
경력
하니브릿지 전문 번역가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2016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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