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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 레슬러 상세페이지

책 소개

<얌전한 레슬러> 프란츠 카프카, 토마스 만, 베르톨트 브레히트를 비롯한 현대문학의 거장 24인이 쓴 동화들을 모아 엮은 동화모음집. 생과 소멸, 소외와 부조리, 사랑과 열정, 여유와 희망 등 우리 삶을 사유와 깨달음으로 이끌어내는 소제들로 가득한 이 책은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풍성하고 다채로운 이야기가 마흔여 점의 세밀화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카프카가 보여주는 그로테스크와 환상성, 게오르크 카이저의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력, 호르바트의 기지와 반전,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환상과 서사,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토마스 만이 보여주는 은유와 익살의 세계 등 현대문학의 대가들이 그려내는 다채로운 풍경과 색다른 해석의 장면들이 그려진다. 또한 그들의 구속받지 않는 상상의 세계, 인간의 심연을 향한 첨예한 이성주의 정신을 들여다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기지와 통찰로 가득한 우의의 세계
얌전한 한 레슬러가 있었다. 반칙을 범하는 상대와 불공정한 심판에게도 그는 온순하게 대했다. 그가 불평하는 것을 본 사람은 없다. 그는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계속해서 겸손하게 겨루기를 할 뿐이었다. 그가 건장한 체격의 잔인한 헤라클레스에게 멋지게 승리를 거둔 날 밤, 사탄이 친히 그의 침대에 다가와 마치 어머니가 아이에게 말하듯 이야기했다. ""나의 얌전하고 설탕처럼 달콤한 아이야. 네가 만약에 나를 위해 고약한 대천사를 물리쳐준다면, 너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것을 선물하마!"" 그게 대체 뭔데요? 우리의 얌전한 레슬러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이 세계를 주겠다!"" 사탄은 그렇게 속삭이면서 집게손가락으로 허공을 찔렀다. 하지만 그 얌전한 청년은 답했다. ""고맙기는 하지만, 나는 벌써 세계를 정복했는걸요.""
일찍이 파시즘의 재앙을 예견했던 작가 외덴 폰 호르바트의 작품 <얌전한 레슬러>의 한 대목이다. 단숨에 욀 만한 두 쪽 남짓 분량의 짧은 글 속에 생의 비밀과 우의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희망이랄까 긍정이랄까, 곱씹을수록 인간의 이성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잠시 한 단락 더,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법 앞에서>를 살펴보자.
법 앞에 문지기가 서 있다. 한 사내가 찾아와 문지기에게 법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문지기는 사내의 입장을 허락하지 않는다. 사내는 그런 어려움을 예상하지 못했다. 법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문지기는 그에게 의자를 하나 건네주고 문 옆에 앉으라고 한다. 몇 날, 몇 해고 사내는 거기 앉아 있다. 그는 번번이 안으로 들어가려는 시도를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그는 끈질긴 부탁으로 문지기를 피곤하게 만든다. 그러나 문지기는 아직은 그를 들여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시간은 흐르고 사내는 그 자리에서 늙어가지만, 법의 문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죽음을 앞두고 사내는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그 오랜 세월 동안 나 외에 아무도 입장을 요구하지 않은 거지요?"" 문지기는 사내의 최후를 눈치챈다. 문지기는 사내의 꺼져가는 청력에 닿을 수 있도록 큰소리로 말한다. ""여기선 어느 누구도 입장을 허가받지 못하지요. 왜냐하면 이 문은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서 만들어졌으니까요."" 그리고 문지기는 법의 문을 서서히 닫는다.
그로테스크함과 몽환적인 수법으로 카프카는 예의 법률학도답게 '법과 인간의 문제'를 다룬다. 촌철살인적인 언어 속에 현실 삶과 실체에 관한 환상적인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대가들이 펼치는 상상 동화
이 책의 지은이 면면을 보자. 프란츠 카프카, 토마스 만, 라이너 마리아 릴케, 베르톨트 브레히트, 발터 벤야민, 테오도르 슈토름, 파울 하이제, 요아힘 링엘나츠 등등 당대를 대표하는 현대문학의 거장들이다. 이들 대가들을 한곳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뜻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이들 대가들이 쓴 스물네 편의 울림이 있는 상상 동화, 그렇기에 이 책은 '9살부터 99살까지, 동심에 바치는 책'으로 놓여진다. 펼치는 곳곳마다 한밤중 몰래 내린 하얀 눈꽃 같은 이야기들, 반짝이며 흘러가는 강물 같은 이야기들, 해맑게 웃는 아이의 고운 눈망울 같은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때로는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눈물이 흐른다. 한편으로는 그리움과 희망을 안겨주고, 한편으로는 마음속 따뜻한 위안으로 다가온다. 나이와 계층에 관계없이 읽는 이들 모두가 친근하게 접해볼 수 있을 만한 책이다.
수록작가 24인의 개성만큼이나 이 책은 풍성하고 다채로운 세계를 보여준다. 수록된 이야기들마다 이들 작가들의 번뜩이는 상상의 세계와 함께, 깊이를 잴 수 없는 에피파니의 감동이 배어나온다. 이 책의 원전 편집을 맡았던 평론가 요아힘 발터는 ""동화는 놀라운 것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성향에서 생겨나며, 완고하고 진부한 유용성의 사고에 정면으로 반항한다. 이들 대가들의 기지 넘치는 상상의 세계를 통해 독자들은 진정 문학적인 것의 정수를 실컷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출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 진실과 거짓, 두려움과 설렘, 익살과 기지, 반전과 위트, 시적 환상과 현실 비판. 24인 작가들이 펼쳐내는 자유분방한 문학세계와 함께, 이와 같은 다양한 테제의 공존은 인간의 상상력이 결코 제어될 수 없는 것임을 이 책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소설의 재미를 뛰어넘는 품격 높은 이야기들
""인간의 상상력은 동화를 통해서 모든 제한을 자를 수 있는 커다란 칼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고 그림 형제는 전한다. 또 영국의 작가 루이스 스티븐슨은 ""인간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일곱 살 소년의 정서를 가슴속에 담고 살아간다""고 말한다. 이 책에 수록된 작가들의 이야기들은 이런 의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타의 명작소설 한 권을 읽는 재미보다 더한 감동과 깨달음을 전달한다. 또 이야기마다 곁들여진 마흔여 점의 아름다운 세밀화들은 본문의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 이들 대가들의 풍부한 예술적 감성을 한껏 만끽하게 하고 있다.
프란츠 카프카가 보여주는 그로테스크와 환상성, 게오르크 카이저의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력, 호르바트의 기지와 반전, 릴케의 뛰어난 시적 상상과 독창성, 프란츠 헤셀의 혼합과 변주,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환상과 서사, 베르톨트 브레히트와 토마스 만이 보여주는 대가다운 은유와 익살의 세계, 요아힘 링엘나츠의 독특한 유머와 풍자. 이렇듯 이 책은 현대문학의 대가들이 그려내는 다채로운 풍경과 색다른 해석의 장면들을 만끽하고 음미하게 한다. 그 다양함 속에는 생과 소멸, 소외와 부조리, 사랑과 열정, 여유와 희망 등등 우리 삶을 사유와 깨달음으로 이끌어내는 테제들로 가득하다. 이 책은 그렇기에 이들 대가들의 통찰력 깃들인 문학세계의 한 단면과 함께, 그들의 구속받지 않는 상상의 세계, 기지의 미학, 역설과 통찰, 인간의 심연을 향한 첨예한 이성주의 정신을 한눈에 들여다보게 한다.


저자 프로필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 국적 독일
  • 출생-사망 1883년 7월 3일 - 1924년 6월 3일
  • 학력 1906년 프라하대학교 법학과 박사
  • 경력 1908년 노동자재해보험국
  • 데뷔 1912년 소설 실종자

2014.10.3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프란츠 카프카(1883-1924)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현실적인 줄거리 구조 속에서 전개되는 환상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사건들이 카프카의 서사작품에 독특한 우의적 성격을 보여준다. 인간이--자동성과 무영혼의 관료주의로 규정되는--한 시민적 사회와 맺게 되는 다양한 관계들의 배경이 정확하고 섬세한 언어로 기술된다. 주요 작품으로 <변신> <아메리카> <관찰> <유형지에서> <굶주리는 예술가> 등이 있다.

옮긴이 김재혁

고려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수학. 2005년 현재 고려대 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시인으로 활동. 지은 책 <릴케의 예술과 종교성>, <릴케의 작가정신과 예술적 변용>, <내 사는 아름다운 동굴에 달이 진다> 옮긴책 <기도시집>, <형상시집>, <내가 사랑한 릴케>, <사랑>, <루드밀라>, <독일 현대시 개론>, <사계>, <시인>, <릴케-영혼의 모험가>, <논쟁에서 이기는 38가지 방법>, <책 읽어주는 남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넙치>, <세계의 동화>, <행복한 지붕수리공>

목차

게오르크 뷔히너·외로운 아이
게오르크 카이저·천 년의 섬
외덴 폰 호르바트·얌전한 레슬러
헤르미니아 추어 뮐렌·밤의 얼굴
프란츠 헤셀·일곱 번째 난쟁이
파울 하이제·심장 피의 동화
프란츠 카프카·법 앞에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용을 죽인 사나이
베르톨트 브레히트·대답
게오르크 트라클·외로움
에트빈 회른레·카멜레온
프리드리히 헤벨·루비
프란츠 베르펠·가잔파와 친
쿠르트 투홀스키·동화
토마스 만·옷장
에른스트 비혀르트·반지
구스타프 마이링크·두꺼비의 저주
토마스 테오도르 하이네·파란 꽃
테오도르 슈토름·장미정원과 힌첼마이어
발터 벤야민·오디-오믈렛
요아힘 링엘나츠·폭발성 혼합 가스
베른하르트 켈러만·공주의 잃어버린 속눈썹 이야기
마리 폰 에브너-에센바하·젊은 왕
로베르트 무질·옛날 이야기

옮긴이의 말
간추린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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