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보다 먼저 우주공간을 항해했던 암캐 라이카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SF적 상상력이 가미된 단편소설 「우주에서 돌아온 지옥견 라이카의 복수」가 황금가지에서 전자책으로 출간되었다. 무술년 황금개의 해를 맞이해 황금가지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진행한 ‘개’ 주제 장르 단편소설 공모 프로젝트 선정작으로,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키며 비교적 짧은 기간에도 300편이 넘게 접수된 작품들 중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8편에 뽑힌 작품이다.
인류의 오래된 동반자인 ‘개’는 ‘고양이’와 더불어 문학사에서도 영감을 주는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한국에서는 주인을 지키는 충견설화가 비중 있게 발달했는데, 주인을 구하기 위해 물에 적신 몸을 굴려 화제를 막은 ‘오수의 개’ 이야기를 비롯해 각종 설화와 민담이 각 지역마다 산재해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기록문학을 통해 발굴되는 이야기가 많은 반면 판타지, SF, 추리, 역사 등 장르에 초점을 맞춘 현대서사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크 트웨인, 오 헨리, 기 드 모파상 등 고전 작가들의 관련 작품을 엮은 앤솔러지도 국내에서 출간된 바 있으나, 고전 번역 문학에서 벗어나 ‘개’라는 단일 주제로 창작소설을 출간하는 프로젝트는 선례가 없었다. 바야흐로 SNS시대에 이르러 ‘달리’, ‘백호’, ‘절미’ 등 ‘댕댕이’들의 개스타그램으로 랜선 사랑이 전파되는 요즘, 인류의 영원한 반려자인 개를 주인공으로 한 8편의 단편소설은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색다른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머나먼 우주로 쏘아 올려진 라이카는 어떻게 되었을까?
난장의 복수극 너머, 새로운 라이카의 모습을 발견하다
1957년 11월 3일, 구소련의 스푸트니크 2호에 태워진 채 우주로 쏘아 올려진 지구최초우주항행생명체 라이카. 그로부터 정확히 한 세기가 지난 뒤인 2057년 11월 3일, 은하에서 미지의 초능력을 얻은 라이카는 인간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서울에 불시착한다. ‘지옥견’이라 불리며 인류가 쌓아올린 문명을 초토화시키는 라이카의 위력 앞에 한국 정부는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볼 뿐. 그러나 발사 직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세간의 기록과는 달리, 당시 소련에서 은폐했던 사건의 진상이 추가로 밝혀지는데…….
라이카 추모곡으로 널리 알려진 「Space Dog」 등 인간의 미욱한 욕망에 희생된 생명을 기리는 그간의 작업들에서는 애잔함이 깃든 감성적 접근이 두드러졌다면, 본 작품은 SF적 상상력에 힘입어 라이카를 자발적 행위의 주체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목한다. 작가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단지 복수극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나아가 무한한 미래의 가능성을 이어주는 가교로서 라이카를 재정의한다. 지구에도, 우주에도 나쁜 개는 없다는 메시지가 감동적으로 빛나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