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3.24 전자책 출간
- 2020.11.20 종이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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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정보
새하는 순서
그 순서의 기록”
시작詩作 40년
한국 시의 뜨거운 이름, 김혜순의 신작 시집!
몸으로 시를 쓰는 시인, ‘시하는’ 시인, 하여 그 이름이 하나의 ‘시학’이 된 시인이 있다. 올해로 등단 40주년을 맞은 김혜순이다. 그가 전작 『죽음의 자서전』(문학실험실, 2016) 이후 3년 만에 열세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했다.
김혜순에게 여성은 “자신의 몸 안에서 뜨고 지면서 커지고 줄어드는 달처럼 죽고 사는 자신의 정체성을” 보는 존재이다. “그러기에 여성의 몸은 무한대의 프랙털 도형”이라 했던 시인은 자신의 시가 “프랙털 도형처럼 세상 속에 몸담고 세상을 읽는 방법을 가지길 바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문학동네, 2002). 그렇게 그는 ‘몸하는’ 시를 쓰고, ‘시하며’ 40년을 걸어왔다.
김혜순의 시집을 관통하는 “고유의 실존적 목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인의 표현을 빌리면 그 실존의 실체는 ‘늘 순환하는, 그러나 같은 도형은 절대로 그리지 않는’ 파동”이라고 설파한 이는 11년 전, 김혜순의 아홉번째 시집 『당신의 첫』의 해설을 쓴 평론가 이광호였다. 그는 이어서, 그 파동의 흔적들이 “1980년대 이후 한국 시에서 하나의 강력한 미학적 동력을 제공해왔다”고 역설했다. 그리하여 김혜순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시학’이며, ‘김혜순 시학’은 하나의 공화국임을 확인하였다. 멈추지 않는 상상적 에너지로 자신을 비우고, 자기 몸으로부터 다른 몸들을 끊임없이 꺼내온 ‘김혜순 시학’은 단지 여성 시의 전범이라는 한정적인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독창적인 상상적 언술의 가능성을 극한으로 밀고 나가며 언제나 자기 반복의 자리로부터 몸을 빼냈기 때문이다. 이번 시집에서 다시 한번 해설을 쓴 이광호는 김혜순이 문학 제도 안에서 시를 쓰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지난 40년간의 한국 문학의 변화를 살핀다. 그리고 1980년대의 급진적인 도전들과 1990년대의 다른 감수성의 등장, 그리고 최근 페미니즘의 요동치는 시간들에 이르기까지, 김혜순의 시는 그 국면들을 뚫고 돌파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음을 짚어낸다. 차라리 광폭한 것이었던 그 시간에, “김혜순은 저 제도화된 역사들과 가장 먼저 작별하는 시적 신체의 최전선에 있었”으며, “그의 시는 ‘미시 파시즘’과 싸워야 할 이유가 선명해진 ‘촛불과 미투의 시대’, 그 근원적인 층위에 가장 먼저 도착해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의 시가 당대를 통렬하게 비판하며 시대를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자 “적어도 지난 40년 동안 문학 언어의 정치적 급진성에 있어 김혜순보다 뜨거운 언어를 찾기란 쉽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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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있었던 자리에 더 이상 날개는 없고, 그 흔적처럼 통증만 남아있는 <날개 환상통>이라는 제목부터가 몹시 의미심장하다. 날개는 어찌 된 걸까. 누구로부터 제거된 것은 아닐까? 강제로? 치욕적으로? 이제 남아있는 그 환상통은 날개없는 새에게 어떤 의미인걸까. 새에 등장하는 ‘새-하다’는 의미를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날개를 펴고 넓은 세상으로 날아갈 희망찬 미래일 수도 있고, 새를 자유롭게 할 날개를 구성하는 깃털 하나하나를 가꾸고 다듬는 정성일 수도 있고. 그러나 그런 커다란 자유를 만끽하게 할 날개도 처음에는 누군가가 세게 잡으면 똑 부러질 정도의 연약한 무엇이라는 아이러니 일 수도 있겠다. 마침내 희구하게 될 자유를 위해 연약한 날개를 보듬고 다듬으며 기다리고 기다리면 새에게 날개가 제거되고 후에 남은 날개 환상통이라니. 제목만 들어도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 “ 이 시집은 책은 아니지만 새하는 순서 그 순서의 기록 신발을 벗고 난간 위에 올라서서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리면 소매 속에서 깃털이 삐져나오는 내게서 새가 우는 날의 기록 새의 뺨을 만지며 새하는 날의 기록 공기는 상처로 가득하고 나를 덮은 상처 속에서 광대뼈는 뾰족하지만 당신이 세게 잡으면 뼈가 똑 부러지는 그런 작은 새가 태어나는 순서 새하는 여자를 보고도 시가 모르는 척하는 순서 여자는 죽어가지만 새는 점점 크는 순서 죽을 만큼 아프다고 죽겠다고 두 손이 결박되고 치마가 날개처럼 찢어지자 다행히 날 수 있게 되었다고 나는 종종 그렇게 날 수 있었다고 문득 발을 떼고 난간 아래 새하는 일종의 새소리 번역의 기록 그 순서 ” (‘새의 시집’ 중에서) 시가 어려워서 정확히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읽는 내내 고통과 치욕, 상실으 느낌이 내내 머릿속을 떠다녔다. 차분하게 다시 읽어봐야 할 시들인듯. #날개환상통 #김혜순 #문학과지성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geo***2025.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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