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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서 내 얼굴을 하나 가져갑니다 상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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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시시

당신에게서 내 얼굴을 하나 가져갑니다

  • 관심 0
  • 서연우 저자
소장
종이책 정가
12,000원
전자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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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0원
판매가
8,400원
소장
출간 정보
  • 2026.08.14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6만 자
  • 13.5MB
지원 환경
  • 앱
  • 웹
  • PC뷰어
  • PAPER
ISBN
9791175010987
UCI
-
당신에게서 내 얼굴을 하나 가져갑니다

작품 정보

걷는사람 시인선 146
서연우 시집 『당신에게서 내 얼굴을 하나 가져갑니다』 출간
세계의 무심함 속에 깃든 정다운 윤리
‘잠시’의 세계를 건너는 존재들을 위한 찬사
“전생의 내가 몰래 숨어들어 이생의 내가 누구인지 알 때까지
나는 잠시 대지의 한 호흡으로, 있다”
서연우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당신에게서 내 얼굴을 하나 가져갑니다』가 걷는사람 시인선 146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영원할 것 같은 생의 감각을 ‘잠시’라는 찰나의 시간 속으로 끌어내려 그 명멸하는 빛들을 담백하게 기록한다. 시집의 문을 여는 「잠시, 산다」에서 “나는 잠시 대지의 한 호흡으로, 있다”고 나직이 읊조리는 목소리는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선언과도 같다. 시인에게 존재란 고정된 정답이 아니라 “해가 나면 사라지고 없을 첫눈처럼” 혹은 “아무것도 아닌 것/전부인 양/무너”지는 물의 꽃 무덤처럼 매 순간 소멸하며 동시에 태어나는 역동적인 상태이다. 3,000여 년째 꺼지지 않는 불꽃인 “야나르타쉬”를 응시하며 타도 다 타지 않는 존재의 본질을 묻고, 생존을 위해 시력을 포기한 물고기 “블라인드 케이브 카라신”을 통해 “너와 나 사이에서 우리는/있는 듯이 없고/나와 너 사이에서 우리는 없는 듯이 있다”는 관계의 부조화를 날카롭게 짚어 낸다. 『당신에게서 내 얼굴을 하나 가져갑니다』는 있음과 없음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사물과 존재들을 향해 집요한 시선을 던지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단면들을 ‘한 호흡’의 깊이로 되살려 낸다.
시인은 타자라는 거울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고 갱신되는 자아의 얼굴을 탐구하며 사회적 실존의 문제로까지 사유를 확장시킨다.「캐리커처」에서 “당신에게서 내 얼굴을 하나 가져갑니다//원래의 얼굴은 두고 갈게요”라고 고백하는 대목은 나라는 존재가 고립된 섬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과 응시 속에서 비로소 빚어지는 미결정의 형상임을 드러낸다. 이러한 성찰은 노동의 비애와 갑작스러운 고용 불안의 현장을 담은 「사무처장이 잘렸다」나, 분명한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도 길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의 조급함을 그린 「빨간 지붕」으로 이어지며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타인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시인은 “가까운 것이 가장 멀다”고 토로하면서도 “망가지면 망가지는 것을 따라가는” 잎들처럼 가느다란 생의 끝을 끝까지 붙잡는다. 스스로 속을 비워 유연함을 획득하는 「못갖춘마디」의 대나무처럼, 혹은 “끝이라는 시작을 모르”는 채로 제자리를 지키는 「스러지는 것을 어떻게 할까?」의 나무처럼 시집은 불완전한 우리 모두가 각자의 마디 속에서 자신만의 선율을 찾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시집의 후반부에서는 세계가 우리에게 보여 주는 무심함 속에서 오히려 “정다운” 윤리를 발견해 낼 수 있다.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서 묘사하듯, 세상은 우리가 겪는 개별적인 불안이나 “밤새 잠 못 들었다는 전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제와 똑같은 햇빛을 내리쬐지만, 시인은 이러한 무심함이 도리어 인간에게 스스로를 돌볼 자유를 부여한다고 믿는다. “공부가 깊을수록/세상 모든 일이 모를 일”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서연우는 확신할 수 없는 세계를 억지로 규정하기보다 그 불확실성을 껴안은 채 “좀 더 걸어 보겠다”는 태도를 취한다. 첫 시집 이후 8년의 시간 동안 겹겹이 쌓아 올린 시인의 응시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이름을 호명하고 “해가 떠오르기 전 아침 공기” 속에 들썩이는 존재들을 우리 곁으로 불러 모은다. 이 시집은 각자의 ‘유령’을 끌어안고 단절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서로의 ‘한 호흡’을 나누어 주는 정다운 지도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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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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