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영에게 마재희는 언제나 여동생에 불과했다. 언제까지고 돌봐 줘야 할, 미성숙한 돌봄의 대상. 그런 의미로서 마재희는 이한영의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한영이 잘못된 수단과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어떻게든 지켜 내야 할 대상으로서. 그러던 어느 날 풍경이 찰랑- 울었다. 그가 창문을 통해 그녀의 방으로 스며들었다. “한번 소중하다 생각하면 넌 그게 뭐든, 얼마나 엉망이든, 손에서 놓지 않았잖아.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말려도.” 재희의 속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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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서로에게 첫사랑이었다. 29살, 첫사랑을 끝내려는 여자와 이유를 알지 못하는 남자. “…넌, 그럼 왜 헤어지려는 건데? 뭐, 사랑이 끝났다. 이런 말 할 거야?” 태완의 입술이 삐딱해졌다. 그 입술 사이로 비뚤어진 말이 새어 나왔다. “아니. 사랑, 안 끝났어.” 하연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던 사랑이었다. 그가 찬란하던 봄을 배경으로 걸어온 순간부터 지금껏 줄곧. “지금도 사랑해.” “그런데, 대체 왜?” 태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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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한 맛’ 연애만 고집하다 서른 살에 뒤늦게 본능이 깨어난 이영. 그녀는 생전 처음으로 대담하고 발칙한 계획을 세운다. 적당한 상대를 소개받아 깔끔하게 하룻밤만 즐기고 뒤탈 없이 끝내는 것! 하지만 완벽할 줄 알았던 계획은 시작부터 엉뚱한 곳에서 꼬인다. 하필이면 잘생긴 인턴, 재우에게 소개팅 목적을 들켜 버린 것이다. 민망함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순간, 일주일 뒤면 미국으로 출국한다는 이 완벽한 연하남이 뜻밖의 제안을 해 온다. “…굳이
“그만하고 싶어, 너랑.” “못 해 주겠는데, 그건.” 단언컨대 우리가 만난 건 희대의 실수이자 패착이었다. 담은 마음이 한없이 너덜거리는 타이밍에 하필 그를 만나 단숨에 사랑에 빠져 버렸던 거고, 여윤혁 역시 약혼녀와의 갈등으로 지쳐 가던 중 그녀를 만나 지푸라기에 불붙은 양 타오른 거였다.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 우린.” 치열했고 뜨거웠으며 타협이 없던 우리는 이별조차 양보하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회피였고 도피였다. 후회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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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부러운 것 없는 서원 그룹의 철부지 공주님 윤아린. 온실 속 화초처럼 도도하게 자랐지만, 여덟 살 연상의 약혼자 권태하 앞에서만은 늘 온순한 양이 되고야 만다. 제 마음에 한없이 무심해 보이는 그를 볼 때마다 밉고, 애틋하고, 서러워 안달이 나는데….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곁에 다른 여자가 나타났다. 자신과는 달리 무척이나 어른스럽고 세련된 여자가. * ‘우리 공주님이 삐졌으려나.’ 권태하는 화면 위에 떠 있는 빨간 점을 느슨한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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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남편을 모른다. “조폭이라고 아예 광고를 하자, 우리. 이마에 각자 예쁘게 새겨서. 어때?” “죄송합니다! 형님!” 남편은 아내를 알고 있다. “저는 말이죠.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영화가 누아르 영화예요.” “…….” “그래서 그 유명한 대부도 안 봤고, 게임도 마피아 게임 제일 싫어해요. 국밥 먹으러 가도 깍두기는 손도 안 댄다고요.” 그랬다. 금여파 보스 권차경은 정체를 숨기고 결혼한, 신혼 6개월 차 새신랑이었다. 과연 그는 끝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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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지 2년째. 제대로 치유되지 못한 상처를 일에 파묻히는 것으로 겨우 극복해 가던 다연.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낙하산 신입 사원, 박도휘. 호텔에서의 불쾌했던 첫인상 때문에 그를 무시하며 애써 견고한 벽을 세워 보지만, 곤란하고 힘겨운 순간마다 말없이 곁을 지키는 햇살 같은 남자에게 그녀도 모르게 자꾸만 시선이 간다. 실패한 사랑으로 끊임없이 침잠하던 다연은 과연 도휘를 만나 익사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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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수빈은 지독한 짝사랑에 빠져 있다. 상대는 지난봄 전학을 온 강지한이다. 나이답지 않게 산전수전 다 겪은 듯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에게 수빈은 첫눈에 홀렸다. 줄곧 수빈에게 무심했지만, 맹목적이고도 순수한 진심에 이끌린 지한의 마음은 결국 허물어진다. 와중 수빈이 그의 아픈 가정사를 알게 되며 둘은 더욱 깊어지는데. 성인이 되고 나서도 이어지던, 얼핏 평온한 듯 아슬아슬한 연애는 그들 사이의 거대한 비밀이 밝혀지며 파국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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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벌을 받아 죽은 여자의 딸, 이령. 들풀처럼 홀로 꿋꿋이 살아가 보지만 그래 봤자 재수 없는 여자, 찝찝한 여자, 월분 마을의 미친년일 뿐. 하루빨리 돈을 모아 이 초화당을 떠나자. 그 일념으로 살아가던 이령의 앞에 어느 날 낯선 이가 들이닥쳤다. 정체를 알 수 없이 그저 ‘이사님’이라고만 불리는 남자가, “예쁜아. 니 애비가 널 팔았어.” 10억이라는 절망적인 빚을 들고, 빙글거리며. “홍기준이 제법 흥미로운 소리를 하던데.” 불길한 직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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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반도주하듯 파리로 떠났던 강이도가 2년 만에 돌아왔다. “팬티 아니야.” 몸 선이 다 비치는 얄팍한 연회색 스포츠 티셔츠 아래로 사뿐사뿐 걸을 때마다 현혹하는 검은색 쇼츠가 문제였을까. 아니면 불룩한 자신감 때문이었을까. “이제 슬슬 관심이 생기나 보지?” “뭔 소리야.” “아니면 눈 좀 떼. 설 것 같잖아.” “뭐가 서? 미쳤어?” 아웅다웅. 티격태격.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질긴 인연. 관계 정리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 “하여간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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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부하가 죽었다. 그놈에겐 갓 스무 살이 된 딸이 있었고, 놈은 드디어 일주일 뒤에 그 딸을 만난다며 들떠 있었다. 아주 어릴 때 이후로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한데다 사진도 안 줘서 딸은 그놈의 얼굴조차 모른다던가. “아저씨 누구예요?” “나, 네 아빠.” “나랑 하나도 안 닮으셨는데요.” “……의 친구.” “아빠한테 이거나 전해 주세요. 난 당신 돈 필요 없으니까. 그 말 하러 나온 거예요.” 스무 살,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여름은 깡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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