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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처음 만났을 때, 보은은 정말 그가 동화 속 왕자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가 왕자님이라면 자신은 인어공주라는 사실은 알지도 못한 채 말이다. 탐하지 말아야 할 것을 탐해버렸다. 그 대가는 혹독하기 짝이 없었다. “약혼자도 있으시잖아요. 그런데 어째서….” “지켜줘야 하거든. 지켜줘야 할 사람과 넌 다르지. 너는 설마 너랑 걔가 똑같은 위치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만 개기고 돌아와. 네가 있을 자리는 내 옆자리야.” 3년간의 결혼 생활 내내, 무심함으로 일관해 온 전 남편이 이혼 후 1년 만에 찾아와 한 말이었다. 시연의 눈에 가로등 아래 음영이 서린 날카로운 이목구비를 가진 한 남자가 느릿하게 들어왔다. 도무지 그녀가 아는 남편 같지가 않았다. 말투도 얼굴도 모두 낯선 이였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이 정도면 충분히 봐줬다고 생각하는데.” “당신이 뭘 봐줬는데요?” “차이석 여자가

남성 속옷 전문 회사 TJ 언더웨어 디자인실 대리 진희는 과장 승진을 앞두고 뭔가 획기적인 디자인을 창조해내기 위해 비장한 각오를 다짐했다. 그것은 바로 대물들을 위한 언더웨어 디자인이었다. 그런데 대물을 실제로 본 적이 없다. 고민하던 그녀는 대물과 하룻밤을 지내보내기로 작정한다. 그녀 인생의 첫 원나잇이 그렇게 결정되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다음 저를 자식처럼 키워준 정선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가은. 사랑은 부메랑 같은 거라 제가 잘해 주면 그 역시도 마음을 열어줄 거라고 생각하면서 참고 또 참았건만 그는 변하지 않았다. 결혼 생활 3년 후, 시할아버지의 장례가 끝나자 가은은 그에게서 도망친다. 꼭꼭 숨었다고 생각했지만 1년 만에 그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싫어요! 죽어도 안 가요!” “그럼, 다른 사람들이 다칠 텐데. 당신을 숨겨 준 이 보육원부터

준영에게서 짙은 향기가 훅하고 끼쳐왔다. “팀장님. 지금 무슨 말씀을...” 주원이 한 발 뒤로 물러났지만, 그는 더 큰 보폭으로 다가왔다. 숨결이 닿을 듯 가까워졌다. “가르쳐주지. ” 이렇게나 가까이에서 그의 얼굴이 본 적이 있었던가. 날카로워보이는 눈매 밑으로 자리잡은 깊고 짙은 눈동자는 무엇이든 모조리 빨아들여 버릴 것처럼 강렬하다. 겨우 시선을 떼어내자 그 아래에는 길게 쭉 뻗은 곧은 콧날이 자리잡고 있다. 단번에 모든 이의 시선을 사

“뭐 하자는 거야?”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상체를 뒤로 젖히며 그가 입술을 비틀었다. “한송주. 나랑 잘 땐 언제고, 다른 새끼랑 선보는 건 무슨 경우야.” 허스키한 낮은 목소리가 거리낌 없이 꽃혔다. 사람 많은 곳에서 저렇게 얘기할 줄 몰랐던 송주가 당황해하며 조용히 소리 낮추라고 했지만. "즐기는 건 나랑하고, 결혼은 다른 새끼랑 하려고?” 보란 듯이 더 크게 말하는 그다.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구는 그 덕분에 창피

그리스 산토리니에 혼자 여행을 간 주영은 체리 세 개로 인해 그리스의 조각남 안드레와 엮이는데…. 이런 집은 누가 살까? 멋지네. 담장 너머로 가지가 뻗어 난 체리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린 빨갛고 큼지막한 체리가 주영을 유혹해 온다. 그래 딱 세 개만 맛보는 거야. 머리 위에서 먹음직스럽게 유혹하는 체리를 세 개 정도 따서 손에 들고 맛보려 할 때. 백마를 탄 이목구비가 선명한 남자와 눈이 딱 마주쳤다. 말을 타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오만한

열아홉, 풋풋하고 서툴러서 더 애틋했지만 헤어질 수 밖엔 없었던 어린 연인들이 오랜 시간이 지난후, 다시 만났다. 끝없는 겨울 속에서 살아가는 두 사람의 마음에 다시 꽃이 피고 풀이 자랄 수 있을까. 봄과 여름이 파리에서 다시 만나 가슴아픈 기억들을 뒤로하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3년 사귄 남자친구의 바람. 청은 그 충격을 잊기 위해 원나잇을 하기로 결심하지만 당돌한 마음가짐과는 다르게 실천은 어렵기만 하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오는 선우. 미남자에게 끌린 청은 우여곡절 끝에 원나잇을 마치고 두려움에 도망 간다. 하룻밤의 일탈로 묻어두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청. 그런 그녀의 앞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타난다. “이번 강의를 맡게 된 백선우 교수입니다.” 교수와 학생으로 조우한 것도 기가 막힌 데 이 남

이 현실 다 집어 던지고 돌아가고 싶은 그 순간, 그곳에는 나를 끔찍하게 사랑해주는 남자가 기다리고 있다. 뭘 망설여. 돌아가는 거야. 나를 가득 채워주는 그 남자의 품으로......, 구질구질한 인생을 살고 있던 41살의 문선영, 어느 날 교통사고를 당하고, 눈을 떴는데, 무려 20년이나 과거로 날아와 버렸다. 다시 21살이 된 선영은 판타스틱한 남자 이준호를 만나 완벽하게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행복, 이 사랑, 완벽한 두 번

여동생과 단둘이 산다던 남자친구, 집에 들어오지도 못 하게 하더니 알고 보니 섹스파트너 전 여자친구! 현장을 목격하고 한바탕 난장판을 만든 초이가 정신을 차린 곳은 스산한 공기가 흐르는 경찰서. 옆자리에 툭 앉아 이런저런 질문을 해오는 남자가 심하게 잘 생겼다는 걸 이 와중에도 의식하는 걸 보면, 아직 정신은 말짱하다 싶었다. 꼬박꼬박 대답을 하다가, 문득 사회에서 나누는 마지막 대화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 때 쯤, “근데, 경찰관님.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