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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밖에 몰랐는데 이런 대작도 썼다니. 처음 알았다. <레미제라블>의 탄탄한 인물설정과 갈등구조, 시대와의 연결성 등이 하루아침에 저절로 된 것이 아님을 알겠다. 소설 <93년>은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처형된 1793년 1월 이후 잔혹한 피의 혁명을 원하는 세력들에 의한 ‘공포정치‘가 이루어지던 시기, 반공화파 사제들과 왕당파 일당의 사주를 받아 일어난 농민 봉기를 제압하고자 빠리 혁명정부가 파견한 공화파 부대와 왕당파 반군 사이에 벌어진 내전을 배경으로 한다. 어느 유서깊은 귀족가문이 이 내란에 흡쓸리는 감동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이야기다. 가난과 피폐한 삶이 주된 갈등의 원인이었던 <레미제라블>보다는 배경부터 정치색이 강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혁명을 원하는 공화파에 반대하며 대항하는 왕당파 반군 사령관은 팔순의 노인 랑뜨낙이다. 그는 국왕과 그의 자녀들을 죽이고 감옥에 가두는 등 핍박하는 공화파에 복수하기 위해 혁명에 찬성했던 백성들에게 총을 난사하기도 하고, 영국군을 끌어들여 승리를 쟁취하고자 한다. 한편 그와 맞서는 공화파 군대의 젊은 사령관 고뱅은 맹렬하게 토벌작전을 펼친다. 고뱅은 랑뜨낙의 손자다. 같은 가문의 두 사람이 서로다른 정치이념 때문에 서로에게 총질을 하는 것이다. 고뱅은 어릴 때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바깥일에 바쁜 할아버지 때문에 거의 가정교사 씨무르댕과 둘만 생활하면서 성장했다. 혁명적인 생각에 심취했던 씨무르댕은 어린 귀족의 정신이 이상적인 생각들을 주입하며 마치 자신의 분신인듯 애정을 가지고 보살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그렇게 전쟁을 벌이던 중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생포되고, 혁명 정부 공안 위원회가 파견한 감독관 씨무르댕은 ‘사면도, 처형의 유예도‘ 금지한다는 공안 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랑뜨낙을 처형하려 한다. 하지만 불에 탄 성안에 갇혀 죽을 뻔한 세 아이들을 구조하고 체포되는 할아버지 랑뜨낙의 고결한 행동에 감동한 고뱅이 그를 탈옥시키고, 씨무르댕은 공안 위원회의 포고령에 따라 고뱅을 처형하면서 동시에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혁명을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는 강경파 씨무르댕과 인간적인 것을 지키기 위한 혁명을 따르려는 고뱅의 설전이 후반부의 압권이다. 귀족들로부터의 억압을 타파하자면서 집안에서 여자는 늘 남자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인습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는 혁명의 수뇌부들의 본모습. 그들에게 일침을 놓듯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가를 역설하며 당당히 단두대에 목을 내놓는 고뱅의 젊은 혈기와 당당함이 멋지게 그려진다. 그런 제자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순간 권총으로 자살을 탁하는 씨무르댕을 보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혁명인가, 진정한 혁명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세 사람의 이야기 말고도 생각해 볼 부분들이 많다. 도피하면 살 수 있었지만 불타는 성에서 아이들을 구출해서 나오는 랑뜨낙을 보면서 공화파 부대의 군인 라두와 랑뜨낙이 나누는 대화가 그렇다. 각자 정치적 신념은 달라도 아이들을 구해야한다는 목표는 같았기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함께 한 마음이 될 수 있었다. 할아버지 랑뜨낙의 체포 과정을 알게된 손자 고뱅도 그런 행동의 근본에는 ‘양심’이 발현했다는 것을 깨닫고,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도 개인의 바꿀 수 있는 미래가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저마다의 ‘도덕적 투쟁‘이라고 성찰한다. 이 부분은 <대통령의 독서> 11장 ‘태극기를 드는 마음은 달라도‘에도 연급된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스스로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들여다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니체 - 선악을 넘어서 중에서) 현실을 더 좋게 만들어보려는 사람들이 행동할 때 꼭 명심해야 할 금언이 아닌가 싶다. 절대 흥분하지 말고 냉정할 것. 무엇 때문에 혁명을 시작했는가를 늘 기억하고 냉정하게 자신의 행적을 돌아볼 것. 법과 규칙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성을 지키기위해 행동해야 함을 늘 명심할 것. 좋은 날은 결코 쉬이 오는 것은 아니나, 누구나의 마음속에 양심의 등불이 살아있으면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믿음을 가질 것. _______ 혁명은 화합이지 공포가 아닙니다. 다정한 이념들이 관대하지 못한 사람들에 의해 오용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용서라는 말이 인간의 언어 중 가장 아름다운 단어입니다. 제가 피를 흘려야 할 불가피한 처지에 놓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의 피도 흐르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가 아는 것은 전투뿐, 저는 일개 병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용서할 수 없다면 승리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전투 중에는 우리가 적들의 적이되, 승리를 거둔 후에는 그들의 형제가 됩시다. 93년 (하) | 빅토르 위고, 이형식 저 #93년 #빅토르위고 #열린책들 #프랑스소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대통령의독서_신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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