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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 타이틀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까지만 수록되었다면 깔끔했을 작품. 이후의 페미니즘적 성향이 담긴 세 작품으로 인해 작품을 읽는 내내 눈쌀이 찌푸려져 전체 단편집에 대한 평가를 재고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전까지는 SF적인 소재를 이끄는 배경과, 단편 전체를 관통하는 반전의 폭로, 그로 인한 인물들의 서사와 결단, 이 세 가지 플롯 요소을 창의적으로 풀어나가며 발달한 기술 속 인간의 가치를 찬미하는 단편이 이어졌다. 단편 하나하나의 완성도도 높았고, SF적 주제를 빌려 전달하는 메시지 또한 수려했다. 특히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서 절정을 찍었다. 하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단편들은 페미니즘적 주제를 다루기 위해 개연성을 뭉개고 SF적 소재를 기만하며 아무런 재미도 반전도 없이 그저 여성 서사를 강요하는 기분이 들었다. 우주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SF 요소는 페미니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고, 매 단편마다 충격을 주었던 작품의 반전 요소는 페미니즘적 사상에 휩쓸려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뻔한 전개 아래 잠들었다. 그렇다고, 페미니즘적 주제를 제대로 전달한 것도 아니다. <관내분실>의 주인공이 임신을 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그저 '주위에선 아이를 낳고 행복해보였기 때문'이다. 거기엔 아무런 숭고한 희생도 확연한 의지도 없다. 어머니의 희생이라는 주제를 논하기에는 너무 얄팍하지 않은가.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또한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압받지만 끝내 핍박을 이겨내는, 정말 흔하디 흔한 여성 성공 서사에 SF적 요소를 끼얹는다고 없던 철학이 생기진 않는다. 본인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받는다는 K-페미니즘적 사고 방식을 정말 역겨울 정도로 잘 녹여낸 작품이다. 이러한 후반부의 단편들 때문에 돈 주고 소장할 만큼의 가치가 있냐고 한다면 잘 모르겠다. 뒷부분의 세 작품을 제외하고 따로 대여해서 봤다면 좋았을 듯하다.
관내분실 빼고 다 좋았습니다. 이하 관내분실 스포일러입니다. 주인공도 임신 초기의 우울증을 겪는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자신을 챙기기보다 엄마를 찾고 이해하려 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본인의 엄마가 궁금해지는 것까진 오케이였어요. 당연한 마음이라고도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이 단편의 마지막이 이젠 엄마를 이해한다 하고 끝나 굉장한 불호입니다. 한국의 딸들은 엄마를 너무 깊게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선을 넘으면서 까지요. 왜 엄마라는 존재에 그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을 지키지 않고 타인만을 수용한 이해는 존중이 되기 어렵다 생각해서 그닥이었네요. 어쩌면 제가 소설과는 반대로 어머니 때문에 정신과에 다니는 딸이라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저라는 존재와 엄마라는 존재를 분리해서 보려고 노력했거든요. 각자의 삶이 있는 만큼 엄마의 삶이 제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순 없다 생각했습니다. 엄마 때문에 정신과 환자로 살기 싫어서 노력했고요. 지금은 저만의 삶을 살려 합니다. 사족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저는 그랬습니다. 때로는 아무리 가족이어도 아 그렇구나, 만 하는게 좋을 것도 같았습니다. 저는 그랬어요. 그래서 보통의 분들이 감동을 받으셨다니 부럽습니다. 그건 어떤 감정인가요.
구림. 몹시. 과학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음. 아무리 단편이라해도 프로젝트 헤일메리, 제노사이드, 삼체와 동시대에 쓰여졌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SF. 공상과학소설 아니고 공상소설. SF의 탈을 썼다는데 탈이 너무 구려서 내용에 관심도 안감.
글 좀 쓰는 중고등학생이 쓴 소설 읽는 기분
재밌게 잘 봤습니당
SF를 사랑하는 이유는 분명 사랑이 우주의 스케일이기 때문일 것...
공생가설이 너무 좋았어요.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물론 각자만의 류드밀라의 행성이 있겠지요...
제가 종종 상상하던 내용이 있었는데 이 소설에서 비슷한 소재로 깔끔하고 재미있게 다뤄진걸 보고 더 공감가고 즐거웠어요
상상력이 다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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