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네 린 외 1명
슈가 노블
TL
3.4(28)
“마지막으로 묻겠다.” 청룡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는 것 같았다. “너는 이제 나를 사랑하지 않는가?” “……!” 수련은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 대답해도, 그렇지 않다고 거짓을 말해도 어쨌든 청룡이 상처받는 것에는 변함없다. 묵묵부답인 수련을 보고 청룡은 혼자 납득했다. “그런가. 이제 됐다.” 그는 성큼성큼 다가와서 수련의 가는 팔을 잡고 의자에서 일으켜 세웠다. 얼어붙을 것만 같은 눈이 수련을 바라보았다. “그럼 내
소장 3,500원
히이라기 아마루 외 1명
4.0(11)
“아키토 씨.” “응?”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고 가슴에 얼굴을 묻은 그를 부르며 살며시 머리를 쓰다듬었다. 왜 저였어요? 나데시코는 그렇게 물으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런 걸 물어서 뭐하게?’ 아마 분명, 여러 가지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초에 나는 대체 어떤 대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그와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은 걸까……? “왜 그래, 나데시코?” “……모르겠어요.” 나데시코의 대답에 칸다가 의아한 얼
이케도 유코 외 1명
2.7(3)
“이 방에 있는 것 전부 내 손으로 준비했습니다. 혹시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다면 사양하지 말고 말해 줘요.” 릴리아가 침실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던 올리비에가 말했다. 릴리아는 갓 목욕을 마치고 갈아입은 잠옷을 꼭 쥐며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올리비에는 여성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도 지나침도 없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오빠들이 말했었다. 릴리아는 그게 거짓말이 아니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침대를 중심으로 단둘이 차를 즐기
쿠라타 라쿠 외 1명
4.0(13)
“아카리는 지금 내가 얼마나 흥분하고 있는지 알아? 줄곧 좋아해 왔던 사람의 집에 왔더니 이렇게 귀여운 모습으로 맞이하고…… 날 유혹하고 있는 거라고 착각하고 싶어져.” 그 말에 그녀는 다시금 자신의 복장을 내려다보았다. 아카리는 군살이 잔뜩 붙어 있어서 그런지 더위를 잘 탔다. 보통 3월의 밤이라고 하면 아직 쌀쌀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카리의 실내복은 이미 여름용으로 바뀌어 있었다. 지금 입고 있는 건 펑퍼짐한 퍼프 슬리브와 볼륨이 있는 프릴에
타치바나 유즈하 외 1명
4.0(5)
“질투하는 건가요?” “……!” “제가 이렇게 다른 여성의 기모노를 벗긴 적이 있다고 생각하셨죠?” “모, 몰라요!” 키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 요시하라의 시선을 차단했다. 하지만 별 의미 없이 그의 강렬한 시선은 전신으로 느껴졌다. 잠시 좌불안석으로 있었지만 요시하라가 금세 부정해 왔다. “아니에요, 키누.” “네?” 천천히 얼굴에서 손을 떼자 다시 요시하라의 키스 공격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쩐지 키스로 얼버무리는 기분이 들어 심통 난 얼
시치후쿠 사유리 외 1명
3.7(19)
오랜만에 방문하는 리오의 방은 6년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원래 어른이 되었을 때를 고려해서 만든 방이라 어린 리오에게는 많이 성숙한 디자인이었지만, 지금의 리오가 쓰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차분한 인상을 주는 다크브라운색 벽지, 부드럽게 밟히는 와인레드색 카펫, 두 사람이 좋아하는 책이 꽂혀 있는 커다란 책장도, 자주 뒹굴뒹굴했던 커다란 침대와 소파도 그대로였다. 한 가지 바뀐 게 있다면, 테이블 위……. 아기자기한 포장지와 리본으로
2.9(8)
밤 10시 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카페 바를 나오니 선생님이 여느 때처럼 같은 말을 건넸다. “그럼, 돌아갈까. 바래다줄게.” “앗…….” 역시 내 가슴과 스킨십으로는 선생님을 조금도 자극하지 못했나 봐! 애당초 거의 보여 주지도 못했고……! ―노출과 스킨십으로 안 된다면, 슬슬 돌아가자는 말이 나왔을 때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해 봐. 틀림없이 그런 분위기가 될 테니까. 이렇게 된 이상, 루리 언니에게 배운 마법의 주문을 쓸 수밖에 없겠
나츠 외 1명
3.0(2)
“그대가 패트리시아 왕녀인가.” 국왕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말을 걸자 패트리시아는 황급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직접 말을 걸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내심 몹시 동요했다. 필립 왕은 깊숙이 머리를 숙인 패트리시아 앞까지 다가오더니 깊이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참으로 무시무시한 일을 겪었을 테지. 이번 전쟁은 참으로 유감이구나. 라돌프 황자가 살아 있었더라면 화해의 길도 남아 있었을 테지만…… 부디 그레이엄 왕을 원망하지 말아 다오.” “물론입니다
니시노 하나 외 1명
3.3(7)
그날 밤, 마리엘이 목욕을 끝낸 뒤 욕실에서 나와 보니 꽃향기를 뿌린 자리옷이 준비되어 있었다. ‘다들 알고 있나 봐.’ 처음 이곳에 왔을 때부터 마리엘의 시중을 들어 주던 시녀는 입이 무겁고 착실한 인상을 가진 아가씨였다. 나이는 마리엘보다 많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녀는 오늘 밤에 일어날 일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마리엘의 시중을 들어 주었다. 그것이 어쩐지 너무나 부끄러웠다. 이럴 때 어떤
하시마 나노하 외 1명
3.9(9)
방에서 옷을 벗고 하는 사이에 욕조에 물을 다 받았다는 안내음이 들렸다. 설마 레이치와 느닷없이 이런 관계가 될 줄은 몰랐기에 평소 입는 속옷밖에 없다. “이제 와서 허둥대도 어쩔 수 없어. 최대한 예쁜 속옷을 골라야지.” 각오는 되어 있다. 유메카는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왔다. 거실에서 기다리던 레이치는 유메카가 오자마자 손을 잡고 욕실 앞 세면실에 데려갔다. 더는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기색이었다. 레이치는 안경을 벗어 도기 쟁반에 내려놓았다
쿠루 히나타 외 1명
4.0(9)
“구, 구두……. 구두를 잃어버렸어요!” 마른 우물에서 이동하기 직전, 순간적으로 상의 주머니에 넣었던 작은 구두가 두 짝 다 사라졌다. 어쩌면 넘어졌을 때 주머니에서 떨어진 걸지도 몰랐다. 펄이 당황하자 멀리 머리 위에서 크흠 하는 헛기침이 하나 내려왔다. “잃어버린 구두라면―― 혹시 이걸 말하나?” “네? ――앗.” 새카만 망토 앞을 벌리고 불쑥 나온 것은 남자의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백은색 털로 덮인 긴 다리였다. 심지어 그건 어딜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