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후명
민음사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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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윤후명은 일상에서 발견한 아주 사소한 것을 추적하면서 인간의 아픔, 신비한 열정, 고독과 소외를 잔잔히 드러낸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막연한 삶에 가느다란 한 줄기 빛, 불안을 잠재우는 작은 평화를 맛보게 한다. 답을 찾지 못하는 길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일상의 작은 것에서 서술의 실마리를 잡아내어 그것을 물고 늘어지는데 그 자체로 무와 혼돈인 삶에 질서를 주는 행위이다. 그는 인식론적 불확실성을 절대
소장 무료
박범신
<추천평> 박범신의 문학은 시간을 통과시키는 문학이 아니라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문학이다. 무엇을 위한 문학이 아니라 그 자체로 문학인 문학, 수면의 변화나 흐름을 수용하고 합일시키려는 심해의 불변성과 영원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문학이야말로 이 작가의 문학이다. 소포클레스의 『필록테테스』에 나오는 작가의 은유처럼 그는 독사에 물린 고약한 상처를 지녔기에 집단으로부터 유리되기도 하고, 활을 잘 쏘는 특별한 재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단의 부름을
선우휘
<추천평> 선우휘의 소설은 휴머니즘이 비록 이데올로기로서는 퇴색한 이름이라 할지라도 문학적으로는 여전히 살아 있는 어떤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전후세대의 문학이 지나간 세대의 유적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어떤 것이라는 실감을 안겨주었다면, 이는 세대간 교통의 공적으로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이다. - 한기(문학평론가) 전후 한국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행동적 휴머니즘’의 작가 선우휘 제2회 <동인문학상> 수상
이혜경 외 1명
<추천평> 이혜경의 소설이 지니고 있는 슬픔의 힘은 그녀의 소설을 이끄는 순정성의 미학에서 비롯한다. 요컨대 그녀의 소설에서 배어나오는 슬픔은 그녀의 소설이 지나치게 착하다는 점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지나친 착함은 "길 위의 집"을 읽는 내내 우리의 마음을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불편하게 만든다. 지나치게 착하다는 것, 그것은 어떻게 보면 삶이 안겨주는 고통에 대해 그만큼 무방어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원망과 미움을 모르는 마음, 고통
이순원
<추천평> 소설다운 소설의 가뭄에 이 소설은 반가운 단비처럼 느껴진다. 연작장편 『수색, 그 물빛 무늬』를 통하여 작가는, 가두어도 가두어도 비집고 나오고 또 갖고자 하면 저만치 달아나버리는 욕망의 생리를 보여준다. 그 욕망은 일상을 위태롭게 만들면서 동시에 일상에 활력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일상의 경계 밖에서 그 경계를 끝없이 허물면서 아름답지만 아픈 무늬를 만들어낸다. ‘수색’이라는 진부한 일상의 동네 또는 삶 속에서 ‘물빛’이라는 아름다
조성기
4.0(1)
<추천평> 「통도사 가는 길」은 1990년대에 발표된 단편소설 중 가장 빼어난 작품 중의 하나다. 그것은 유현(幽玄)한 미학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상실 거부 갈등 차단 억압의 현실인 서울을 떠나 물금(勿禁, 아무것도 금하지 않는 세계)을 거쳐 통도사에 이른다. 이러한 여로에서의 사소한 풍물과 상념은 아름답고 자연스러우면서 동시에 깊은 상징성을 지닌다. 이 상징은 ‘통도(通度)’에서 완성된다. 작가는 우리의 삶을 금(禁)의 시대로 보고
한수산
5.0(1)
<추천평> 아름다움을 도덕적으로 묘사하는 소설가는 많지만, 아름다움 그 자체의 매혹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소설가는 의외로 드물다. 한수산은 문체의 아름다움, 삶의 아름다움, 고통의 아름다움, 소설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보여주는 한국 소설사의 대표적인 미학주의자이자 유미주의자이다. 가끔은 한수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싶다. - 권성우(문학평론가) 『부초』의 독자성은 어느 한 개인, 어느 특수한 사회집단에 국집되어 있지 않고 우리의 고달픈
이문구
4.0(2)
<추천평> 「우리 동네」 연작은 오늘의 농촌이 엄청난 외적 세력의 중압과 분열 속에 자체 붕괴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농촌이 어떻게 이러한 파괴적인 세력과 중압으로부터 풀려나 보다 사람다운 공동체로 갱생할 수 있는가 그 갱생의 변증법을 모색하기를 그치지 않으며, 그것을 가장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일들에서 또 추상적인 집단적 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를 자각한 구체적인 인간들의 필요에서 형상화하여 보여주는 데 성공한다. - 김우창(문
전상국
5.0(3)
<추천평> 전상국의 소설은 예사롭지 않은 힘을 지니고 있다. 그 힘은 끈기 있게 문장과 사건을 끌고 가는 힘이면서 동시에 삶의 고통과 악을 소설 속에서 요리하는 힘이다. 그의 소설은 흔히 결말 부분에서 다시 한번 악의 끈질김을 강조하여 독자들의 예상을 뒤집어놓는데 이는 삶 속에 잠재해 있는 악의 모습을 그만큼 정직하게 투시하는 데서 가능하다. - 이남호(고려대 교수/문학평론가)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탐구한 작가 전상국의 대표 작품집 동인문학상
손창섭
4.8(4)
<추천평> 손창섭 소설의 현장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벼랑 끝이다. 전쟁 직후의 절박한 상황이 그것이다. 손창섭의 전후 사회 인식은 경제적인 궁핍과 사랑의 결핍이다. 그 결핍은 다시 정신적인 결핍과 육체적인 불구로 요약된다. 그의 소설은 전후 사회의 결핍 그 자체에 대한 한 폭의 음화다. 그나마 그것도 인화지에 잘 현상된 사진이 아니라, 아직은 병리적인 관찰과 희화화된 인물로 남겨진 한 폭의 네거티브 필름일 뿐이다. - 송하춘(고려대 교수) 전
김동인
내츄럴
색다른 읽기의 즐거움, 한국 근현대 소설. 1933년 4월부터 1934년 2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김동인의 장편 역사 소설. 왕손인 흥선 대원군(興宣大院君) 이하응(李昰應이 야인(野人)으로 추락해 갖은 멸시와 천대를 받다가 마침내 권좌(權座)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