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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조이스의 경험을 투영한 자전적 소설. 주인공 스티븐 디덜러스가 유년 시절부터 학창시절을 거쳐 한 사람의 예술가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근거리에서 추적한 이 작품은, 예술가가 되기 위해 가족, 사회, 종교, 조국 등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거부해야 했던 한 소년의 고독과 방황, 용기를 섬세하고 그려내고 있다. 영국의 식민지 아일랜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똑똑한 아이 스티븐.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한 정치세력들과 종교세력 사이의 갈등, 엄격한 카톨릭 교리와 개인적인 본능과 욕구 사이의 충돌을 경험하면서 굳건했던 신과 종교에 대한 믿음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사제가 되기를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던 그의 앞에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고, 종교만큼 신성한 아름다움을 느낀 그는 예술가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종교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공동체에서는 정치든 생활이든 다 떠나서 종교를 우선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하는 듯. 더군다나 독립이라는 중대한 목적을 목전에 두고 있는 아일랜드 안에서 종교와 정치의 대립,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갈등이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이 된다. 똑똑하고 영리한 소년이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하고 빠르게 종교가 가진 경직성과 부조리한 면을 경험했을 터이니 주인공 스티븐은 오죽 했으랴. 제임스 조이스 소설은 처음인데, 이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인 요소들을 많이 담고 있는 소설이라고 해서 흥미로웠다. 버지니아 울프의 <델라웨이 부인>을 읽으면서 제임스 조이스라는 작가를 알게됐고, 그의 작품 <율리시스>와 <델라웨이 부인>이 비교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듣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제 제임스 조이스에 입문했으니 슬슬 <율리시스>를 읽어볼 준비가 된 듯. ________ 그녀는 혼자 가만히 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가 그의 존재와 그의 눈에 담긴 숭배의 표정을 느끼자, 그녀의 눈이 부끄러움도 방종한 느낌도 없이, 그의 응시를 그저 가만히 견디며 그에게로 향했다. 오래오래, 그녀는 그의 응시를 마주하다가 조용히 그로부터 눈길을 돌려 개울물을 내려다보며 한쪽 발로 개울물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부드럽게 물을 휘젓는 희미한 소리가, 낮고 희미하고 속삭이듯이, 마치 잠결의 종소리처럼 희미하게, 처음으로 침묵을 깨뜨렸다. 찰싹 출렁, 찰싹 출렁. 희미한 불꽃이 그녀의 볼에서 떨렸다. ─ 오, 이런! 속된 기쁨이 터져 나오면서 스티븐의 영혼이 외쳤다. 그녀의 이미지가 그의 영혼으로 영원히 들어왔고, 어떤 말로도 그가 느끼는 황홀경의 거룩한 침묵을 깨뜨릴 수 없었다. 그녀의 눈은 그를 불렀고 그의 영혼은 그 부름에 날뛰었다. 살고, 실수하고, 타락하고, 승리하고, 삶으로부터 삶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야성의 천사가, 인간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지닌 천사가, 삶의 아름다운 궁정에서 보내온 사절(使節)이 그에게 나타나, 황홀의 순간에, 모든 과오와 영광의 길로 이르는 문들을 그에게 열어젖혀 보여 준 것이다. 가자 가자 가자 가자! 젊은 예술가의 초상 | 제임스 조이스, 성은애 저 #젊은예술가의초상 #제임스조이스 #열린책들 #아일랜드역사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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