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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파란 눈》은 1940년대 미국 오하이오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가난한 흑인 소녀 페콜라는 폭력적인 아버지와 무관심한 어머니 아래에서 사랑받지 못한 채 성장한다. 학교에서도 놀림받고 지역사회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그녀는 자신의 불행이 외모 때문이라고 믿게 된다. 결국 금발과 파란 눈을 가진 백인 아이들처럼 아름다워진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며 파란 눈을 갖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러나 그 소망은 점점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페콜라는 결국 정신이 붕괴된 채 세상에서 잊혀진 존재가 된다. 처음애는 이 소설을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소설로 생각했지만, 나중에는 자신의 정체성을 오롯이 세울 수 없었던 한 여자아이의 비극에 더 눈길이 갔다. 자신이 아름다웠다면 이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절박한 마음이, 결국 자신에게 없는 흰 피부와 파란 눈에 대한 집착으로 모아지면서 정신착란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아닐까. 어린 소녀에 불과했던 페콜라는 자신이 불행한 이유를 사회에서 찾지 못하고 대신 문제를 자기 안에서 찾는다. 내가 못생겨서, 내가 사랑받을 만한 아이가 아니라서, 내가 파란 눈을 갖지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녀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파란 눈 자체가 아니었을 것이다. 파란 눈은 더 나은 삶, 사랑받는 가족, 존중받는 존재가 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만들어낸 상징에 가까워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흑인 여자아이인 클로디아의 존재다. 클로디아 역시 백인 중심 사회에서 살아가지만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인형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형을 분해하며 사람들은 왜 이것을 예쁘다고 여기는지 의문을 품는다. 결국 두 아이를 갈라놓은 것은 피부색만이 아니라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였는가, 아니면 그것을 의심할 수 있었는가의 차이였던 것 같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두 아이가 자란 환경이다. 클로디아에게는 자신을 받아주는 가족과 최소한의 애정이 있었지만, 페콜라에게는 그것마저 없었다. 아이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은 혼자 배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경험 속에서 익히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책을 덮고 나서 남은 것은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보다도, 한 아이가 자기 자신을 긍정할 기회를 단 한 번도 얻지 못했을 때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결국 페콜라가 원했던 것은 파란 눈이 아니라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믿을 수 있는 삶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믿음을 지켜주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토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_______ 얼마 전부터 페콜라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기 눈이, 장면을 담고 광경을 알아볼 자기 눈이 달라진다면, 그러니까 아름다워진다면 자신도 달라지지 않을까. 치아는 가지런했다. 적어도 코는 크지도 납작하지도 않았다. 귀엽다는 소리를 듣는 애들 중에 그런 코를 가진 애들이 있었다. 자기가 아름다워지면, 지금과 달라지면, 어쩌면 촐리도 달라지고 미시즈 브리드러브도 달라질지 몰랐다. “아니, 저 예쁜 눈을 가진 페콜라를 봐. 저 예쁜 눈앞에서 나쁜 짓을 해서는 안 되겠어.” 그렇게 말할지도 몰랐다. 가장 파란 눈 | 토니 모리슨, 정소영 저 #가장파란눈 #토니모리슨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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