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지명은 나오지 않지만 등장인물(버넌 툴, 스놉스)과 대표적인 주민 회합 공간인 바너 상점 등을 보면 이 단편 「사냥개」 또한 포크너의 가상공간인 요크나파토파 카운티를 배경으로 한다.
「사냥개」는 등장인물 어니스트 코튼이 저지른 범죄에 관한 이야기다. 보잘 것 없는 남부 백인 하층민인(그러면서도 흑인에 대한 차별의식과 우월의식으로 가득한) 코튼은 살인을 저지르고 그 범죄를 은폐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소설은 이런 코튼의 위태로운 의식과 난폭한 동선을 따라간다. 그런데 피살된 남자가 키우던 사냥개가 밤마다 코튼의 집 주변 정확히는 주인의 시신 주변에서 울어댄다. 사냥개는 코튼의 죄의식을 상징하는데, 어떡해서든 사냥개를 죽이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사냥개는 총으로도 도끼로도 좀처럼 죽질 않고 집요하게 그를 괴롭힌다. 마치 없앨 수 없는 그의 죄의식처럼……. 포크너의 작품 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단편은 나중에 대폭 수정되어 『스놉스 삼부작』 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책 속에서> 코튼에게 그 총성은 살면서 들어본 가장 요란한 소리였다. 너무 커서 한 번에 듣지 못할 정도였다. 그 소리는 그의 어깨에 10게이지 산탄총의 망치질 같은 반동이 가해진 이후 오랫동안, 총격과 함께 뿜어진 검은 화약이 흩어진 이후 오랫동안, 겁에 질린 말이 두 바퀴를 돌더니 전속력으로 달리고 빈 안장에 부딪치는 빈 등자의 덜컥거림이 서서히 작아진 후로도 덤불 주변에서, 어둑하고 흐릿한 길 주변에서 계속해서 커졌다. 그것은 너무 큰 소음을 일으켰다. 포악하고 믿어지지 않았다. 그가 20년 동안 가지고 있던 총. 그것이 놀라운 분노로 그에게 큰 충격을 가하면서 그를 덤불 속으로 짓누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가 두 번째 총격을 가했을 때는 너무 늦어서 그 사냥개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때 그는 도망치고 싶었다. 그는 그럴 거라고 예상했다. 전날 밤에 그는 스스로를 코치했다. “바로 그 다음, 넌 도망치고 싶을 거야.” 그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하지만 넌 도망칠 수 없어. 넌 그걸 끝내야 해. 깨끗하게 처리해야 해. 어렵겠지만 넌 해야만 해. 거기 덤불 속에 자리를 잡고 눈을 감은 다음 그걸 끝낼 수 있을 때까지 천천히 숫자를 세.” 그는 그렇게 했다. 총을 내려놓았고 누워있던 통나무 뒤에서 일어나 앉았다. 그의 눈은 감겨 있었다. 그는 천천히 숫자를 셌다. 떨림이 멈출 때까지 총성과 질주하는 말의 메아리가 귀의 귓전에서 잠잠해질 때까지. 그는 좋은 자리를 잡았다. 그곳은 석 달 동안 도망간 그 말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조용한 길이었다. 그 말의 주인이 사는 집과 바너 상점 중간의 지름길. 강변의 낮은 땅 가장자리를 따라 수풀이 시들고 있는 조용한 그 길에는 그 둘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 덤불 속에서 쪼그리고 있는 하나, 길에 얼굴을 처박고 널브러져 있는 나머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