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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궁 상세페이지

무궁무궁

시의적절 21

  • 관심 0
난다 출판
소장
종이책 정가
15,000원
전자책 정가
30%↓
10,500원
판매가
10,500원
출간 정보
  • 2025.10.01 전자책 출간
  • 2025.09.01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4.9만 자
  • 21.8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91194171881
ECN
-
무궁무궁

작품 정보

2025년 난다의 시의적절, 그 아홉번째 이야기!
시인 유계영이 매일매일 그러모은
9월의, 9월에 의한, 9월을 위한
단 한 권의 읽을거리


시가 가르쳐준 첫번째 마음
이상하지. 내가 작아질수록 삶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9월, 무한히 펼쳐지고 확장되는 일보 직전의 날들. 이렇게도 뜨거워도 되나 싶은 기록적인 폭염의 여름을 보내며 맞이하는 가을이다. 난다 출판사 시의적절 시리즈 스물한번째 책, 2025년 9월의 주인공은 구상문학상, 현대시작품상 수상 시인 유계영이다. 『무궁무궁』은 4년 만에 펴내는 그의 두번째 산문집으로 열한 편의 시와 함께 산문, 편지, 단상 등을 실었다. 눈을 뜨면 밖이 보이고 눈을 감으면 안이 보이는(「시 안 쓰기 시쓰기」), 산문과 시가 서로 호응하도록 구성한 이번 시의적절은 이 한 권 전체가 유계영의 시론이기도 하다. 0.99999…… 끝없이 이어지는 9는 1과 같다. 소수점 이하로 무한히 번지는 세계. 시인은 말한다. 이런 시시한 생각을 할 줄 몰랐다면 1의 무궁무궁도 몰랐을 거라고(작가의 말). 그에게 시는 틈으로만 이루어진 언어. 틈은 공간과 공간 사이에 난 각지각처로 뻗어나가는 무량한 샛길, 빠져나간 빈자리가 발생시키는 리듬이다. 호주머니에 든 동전들은 필요한 정도보다 모자랄 때 맑은소리를 낸다(198~199쪽). 그가 감동하는 것은 작은 목소리, 있음의 틈을 벌리며 빛나는 것을 발견하게 하는 목소리다(201쪽). “이상하지. 내가 작아질수록 삶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시가 가르쳐준 첫번째 마음이.”(9월 29일 읽기)
울게 되면 더 큰 주목을 받게 된다는 만고불변의 이치를 조기에 알아차린 어린이. 학교 담벼락 생울타리에 심겨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무궁화처럼 운동장의 가장자리로만 운신했던 체육 시간(「무궁무궁」). 태어난 동네에서 단 한 번의 이사 없이 삼십 년을 살았지만 누군가 길을 물으면 죄송해요, 잘 모르는 동네라서요라고 답하는 사람. 인생에 들이닥친 몇 가지 역경에 오른쪽과 왼쪽의 개념을 배웠던 일이 포함되는 사람. 동네 한 바퀴 산책도 약간의 모험심을 요구할 정도(「나무와 나무 사이」)이지만 눈앞에서 흔들리는 개들의 신난 엉덩이를 보며 두 마리 개들과 매일 산책하는 사람(9월 3일 산문). 길에서 데려온 엉망진창 고양이 민지, 떠돌이 개 하이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사람. 여럿 속에 섞여 어울릴 때 어느 때보다 열심히 사물에게 말을 걸게 되는 사람, 그러다 사물들이 슬며시 들켜주는 특별한 모습을 시끄러운 눈빛으로 그는 본다(64쪽).
무엇도 앞지르려 하지 않고 한 폭으로 살아 있는 시. 시는 최소한의 그림. 오래 바라보면 더 보여주는, 이해가 아닌 관계가 되는 순간. 작게 낮게 얇게 비운 자세만이 틈 사이로 들어갈 수 있다(9월 29일 읽기). 마주하기 힘든 것을 마주해야 할 때. 그에게 잡아먹히기, 아주 작은 사람이 되어. 그의 내부로 들어가 불을 켜고, 그를 먹고, 그에 의해 움직이기. 그렇게 그는 어떻게 해도 자신과 연결되지 않는 대상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다(「호랑이 뱃속 구경」). 시에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그것은 언어가 비켜준 자리, 행간에 담기지 않을까.(9월 26일 산문) “이상해, 자꾸 음악이 발생하는 거야.”(「늘어놓기, 가로등이 꺼질 때까지 늘어놓기, 완전한 어둠 속에서 늘어놓기……」) “이제 나는 유모차의 텅 비어 있음을 바라볼 수 있다.”(207쪽) “그늘은 드리우는 것, 그림자는 포개지는 것, (…) 서로서로 밟고 가기 좋은 그림자들이 태어납니다. 선생님, 나는 태어납니다.”(9월 6일 편지)


그러므로 의미를 사랑하기 위해
무의미의 우주를 향해 휘발되어버리는 시가 필요한 게 아닐까

언어의 의미가 너무 중요한 나머지 시인은 타인과 주고받는 뜻 없는 인사말에도 골똘해진다. 잘 지내느냐는 물음에 잘 지낸다는 답이 즉각 돌아올 때 공연히 상심하기도 한다. 그는 시 읽기가 어렵다던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던 말을 돌려받는다. 소리를 주고받는다고 생각해. 너와 내가 목소리를 주고받으며 함께 마주친다는 것이 내용만큼 중요한 거야. 서로의 리듬과 소릿값을 마주치게 하여 만드는 합주(66쪽).
투명한 사냥감을 상상하며 숨죽여 움직이는 고양이를 위한, 방울 소리 없는 방울 목걸이를 시인은 찾아 헤맨다. 불이 켜지지 않는 전구나 끝단이 둥근 나사못처럼 이름과 쓸모가 따로 노는 사물을. 시 수업을 하고 돌아오면 입도 뻥긋하고 싶지 않지만 이 와중에도 시인은 이야기를 원한다고 느낀다. 언어를 통하지 않는 이야기는 어떻게 가능할까. 구슬 없는 방울은 정말 까맣게 텅 비어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을까(9월 8일 단상).
그에게 문체는 텍스트의 영혼에 걸친 직물. 직물의 패턴을 들여다봄으로써 텍스트 너머를 바라본다. 정확한 뜻에 닿지 않더라도 뉘앙스만으로 전해지는 풍부한 신비감, 선명하게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희미한 두려움. 시의 활자는 일보 직전의 궤적만을 보여줄 뿐이다. 그는 일보 직후를 이제 독자(청자)에게 넘겨준다(「일보 직전의 말들」). “슬픔은 목구멍 안쪽에서 열점을 기다리는 관악기가 아니라고. 꼭 너에게만 말하려” 한다(「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점의 수학적 정의는 ‘부분이 없는 것’이다. 시인은 과연 ‘부분이 전체인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한동안 생각한다. 시에서 시를 덜어낼 수 있을까, 풍경에서 풍경만 남길 수 있을까(「동윤에게서 동윤 뺏기」). 그는 쓴다. 점이 아닌 것이 없다고. 나에게서 ‘나’를 덜어낼 수 없는 것처럼, 나의 부분이 속눈썹 한 올이라곤 할 수 없는 것처럼(55쪽). 어떤 나무가 나의 고통과 무관하게 반짝이고 있을 때, 어떤 잎사귀가 나와 무관하게 색을 터뜨릴 때, 그는 연결과 단절이 얽혀 있는 한 점의 깊이를 본다(「Point, Dot, Spot」). 상처를 벌리기도 하지만 벌어진 상처를 꿰매기도 하는 힘을(「사물의 힘으로부터 떨어져나와」).

나는 새로움을 목표로 하지 않으면서도 새롭기를 원한다. 언어를 버리기로 하면서 언어의 사소한 기척에도 몸서리치길 희망한다. 새로움의 지위를 지워버린 새로움만 꿈꾼다. 오직 나의 현재로만 흐르는 새로움을 그린다. 잠시간 새로웠다가 다시 기절해버리고 마는 것이길 원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다시 새로워지기도 하는, 거의 살아 있는 상태에 가까워진 것이기를 원한다. 불가능하겠지? 그러나 가능하다는 희망으로 씩씩하게.
_9월 19일 산문, 「새로움의 매우 짧은 꼬리」 중에서

작가

유계영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85년
학력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학사
데뷔
2010년 현대문학 등단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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