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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상세페이지

동물농장 ·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세계문학전집 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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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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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00원
출간 정보
  • 2010.05.17 전자책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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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 EPUB
  • 약 21.9만 자
  • 16.8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54630641
ECN
-
동물농장 ·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작품 정보

<추천평>

오웰은 지성인의 굴하지 않는 정직함으로 시대의 잔인함에 맞섰다.
- 아서 케스틀러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은 오만한 20세기 문명의 폐부를 찌른다.
- 세실 데이루이스

내가 『동물농장』을 즐기는 것만큼, 일곱 살인 내 아들도 재미있게 이 책을 읽는다. 이 책은 ‘걸리버 여행기’ 같은 풍자의 고전들만이 합격한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 허버트 리드

조지 오웰은 단순한 작가가 아니다. 그는 하나의 표상이다.
- 라이오널 트릴링(문학평론가)




1999년 BBC 조사 ‘지난 천 년간 최고의 작가’ 3위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명저 100’
2005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2003년 업저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는 조지 오웰 자신을 모델로 한 것이며 작품에 기술된 내용은 조지 오웰의 목격과 체험을 토대로 했다. 조지 오웰이 본명인 에릭 아서 블레어 대신 필명인 ‘조지 오웰’로 이 책을 출판한 이유는 그의 가족과 친지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하려는 데 있었다고 하는데, 이후 그의 작품의 거의 대부분에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게 된다.

‘나’는 파리에서 영어교습으로 생계를 해결했으나 일자리를 잃고 남은 돈마저 여관에서 도난당한 채 무일푼의 신세로 전락한다. 중산층이었던 그가 처음으로 겪은 가난은 예상과는 전혀 다르다. 가난이란 지극히 단순한 것이리라 생각했지만 실은 “굉장히 복잡”했고 무시무시하리라 생각했지만 “그저 궁상맞고 진절머리가 날 따름”인 것이었다. 그가 겪은 굶주림은 “해파리가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 피를 다 뽑아내고 대신 미지근한 물을 넣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는 호텔식당에서 하루 15시간씩 접시닦이를 하면서 배고픔을 면하지만 대신 수면부족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살아나간다. 그 와중에도 그는 접시닦이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깨닫는다.

접시닦이 일이 진정 문명사회에 필수불가결한 것인가? 우리는 그 일이 힘들고 불쾌하기 때문에 ‘정직한’ 일임에 틀림없다고 느끼고, 나아가 육체적인 노동을 맹목적으로 숭배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나무를 베어 넘기는 것을 보며 그가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믿는다. 단지 그가 근육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렇다. 보기 흉한 조각상을 세우려고 아름다운 나무를 베어 넘기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우리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다. 내 생각에는 접시닦이 일도 마찬가지다. 이마에 땀을 흘려 빵을 벌지만 그가 유익한 일을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는 대체로 사치 아닌 사치만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_ 본문 중에서,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파리에서의 접시닦이 생활이 혹독한 노동으로 생리적인 것이었다면 런던의 노숙자 생활은 주변의 차가운 멸시와 불편한 잠자리, 행정당국의 편의주의 등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정신적인 것이었다. 값싼 간이숙소와 구빈원을 전전하는 동안 ‘나’는 부랑자를 양산하는 사회 제도의 모순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고 그동안 가졌던 부랑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된다.

오웰은 작가를 지망하는 20대 중반의 문학청년 시절에 그가 살아가는 사회 현실을 이해하려는 의도에서 이 작품을 집필했다. 그는 5년 동안 영국 식민지 버마에서 경찰관으로 일하면서 피억압자와 억압자의 정의롭지 못한 관계를 체험한 데에 상당한 내면적 고뇌를 겪었다. 불의한 식민 체제의 봉사자였다는 죄의식이 심정적으로 피억압자의 처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강렬한 충동을 일으켰음에 틀림없다. 이러한 오웰의 심리 상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강화시키고 또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에 담겨 있는 하층민 생활 체험을 집필하게 되는 정신적 동력을 제공했을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그가 훗날 『동물농장』과 『1984』 같은 정치권력과 개인의 문제를 고찰할 수 있는 사회 비판적 통찰력과 감수성의 자양분이 되었다.

『동물농장』은 잘못 흘러간 혁명의 역사에 대한 책이자,
혁명의 원칙을 왜곡할 때마다 동원되었던 온갖 변명들에 대한 기록이다. _ 조지 오웰


조지 오웰은 뛰어난 어느 외국 작가들 못지않게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으며 그의 대표작 『동물농장』은 고전의 반열에 올라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영어로 쓰여진 『동물농장』이 세계에서 최초로, 다른 외국어가 아닌 우리말로 번역되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것도 원서가 나온 지 3년 만인 1948년에 말이다. 그래서 오웰은 우리와 특별한 인연을 갖는다. 오웰을 냉전 시대의 반공 이데올로기를 조장한 작가, 동물들을 등장시켜 재미있고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쓴 아동작가 정도로 이해하거나 다소 편향적으로 인식해왔지만, 이제 그의 소설들이 그려내고 있는 정치사상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평가해야 할 때이다. 그는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형태의 이데올로기나 사회를 거부하고 그것에 과감히 맞섰다. 전체주의를 증오하고 하층민 편에 서서 그들의 입장을 옹호하면서 평생을 살아온 작가였다.

오웰은 문학의 사회적 임무를 첨예하게 의식하는 정치적 글쓰기를 지향했다. 그는 문학의 사회적 임무라는 테두리 안에서 문학 활동을 하게 된 것은 크게는 당시의 정치 상황에 대한 그의 인식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 소설가로서 길을 걷게 한 결정적인 계기는 작가들이 흔히 그러하듯 그의 개인적 체험이었다.
오웰은 제국주의 경찰로서 겪은 버마 생활과 의용군으로 체험한 스페인 내전이라는 당대의 대표적인 정치 환경을 통해, 실천적 지성인의 면모를 갖추게 되고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형성했다. 그리고 이것이 문학적으로 체화되어 “어떤 예술도 정치적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는 상관없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인 태도”라는 문학의 정치적 글쓰기에 대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가 애초에 염두에 둔 것은 사회주의 혁명의 성공과 실패를 다룬 소설이었다. 그런데 당시는 아직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지 않았고, 소련도 연합군 쪽에서 영국을 돕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런 미묘한 정치 상황에서 소련의 공산주의를 대놓고 비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정치적 알레고리 수사법을 이용한 우화를 통해 러시아 혁명의 실패를 보여주고자 한 오웰의 선택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이 소설은 1917년 러시아 혁명에서부터 1943년 테헤란 회담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러시아 역사에 걸친 정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모든 동물들은 이 역사에 실제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전형적인 인간형을 반영한다. 인간의 권력 욕구는 과연 어디까지 계속되는가? 오웰은 동물농장에서 혁명의 이상적 사상은 과연 실천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인간의 권력 욕구와 결부시켜 명쾌하게 대답하고 있다.

작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
국적
영국
출생
1903년 6월 25일
사망
1950년 1월 21일
학력
이튼칼리지
경력
트리뷴 문학담당 편집인
데뷔
1933년 소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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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4.7

구매자 별점
3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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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은 자신의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이 책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을 썼다. 그는 <동물농장>, <1984> 처럼 스탈린주의를 비롯한 모든 전체주의를 반대한 정치 풍자 소설로 유명하다. 오웰은 냉전 시대에 소련을 반대한 반공 작가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사회주의자로서 압제 받는 사람들의 편에 서기를 자처했다. 하층민, 탄광 노동자들과 실제로 더불어 살며 느낀 인간미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르포를 남겼다. 또,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여 목에 관통상을 입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탁상공론만 일삼지 않고 실천가로서 면모도 갖춘 작가이자 사회주의자였다. 이 책은 오웰이 작가로서 처음 발표한 작품으로 르포르타주에 속한다. 원래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 한다면 "상류 중산층 중에 하급"에 속한다. 좀 복잡한데 교양은 있으나(그는 명문 이튼 스쿨을 졸업했다) 경제적 수입은 가까스로 서민을 모면하는 정도로 보면 되겠다. 여튼 노숙자나 하층민이라고 할 수 없는 그가 왜 빈민들과 같이 지냈을까? 그는 이튼 스쿨을 졸업하고 미얀마에서 식민지 경찰로 오 년간 근무했다. 그 경험으로 자신이 압제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엄청난 죄책감을 가졌다. 그는 번민 끝에 모든 피압제자는 옳다는 결론을 내리고 인간에 대한 인간의 모든 형태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느꼈다. 스스로 완전히 밑바닥까지 내려가 억압받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 그들 중 하나가 되어 그들 편에서 압제에 저항하려고 했다. 그래서 밑바닥 노동계급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같이 생활한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자 바로 실행해 버리는, 오웰의 실천가로서 면모가 드러난다. 그는 나중에 종군기자로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러 갔다가 인민전선 병사의 맑은 눈빛에 감동해 즉석에서 입대하기도 했다. 여튼 이 책은 오웰의 파리 생활부터 시작한다. 그는 영어를 가르치며 약간의 수입을 얻다가 수강생이 끊기자 곧바로 빈곤층으로 전락한다. 그는 러시아 퇴역 장교 출신 웨이터인 보리스와 단짝을 이룬다. 오웰은 보리스와 함께 일자리를 찾으며 굶주림을 견디던 시간을 인간미 넘치게 썼다. 보리스 덕택에 취직할 수 있었던 w호텔과 러시아 음식점에서 접시닦이를 한 경험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오웰은 자신의 밑바닥 생활을 유쾌한 기분이 들 정도로 경쾌하게 그려낸다. 그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리스와 오웰은 둘이 합쳐 빵 한 조각을 겨우 사더라도 나누어 먹었다. 보리스가 먼저 호텔에 취직하자 음식을 훔쳐 나와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수 킬로미터를 걸어와 오웰과 나눠 먹는 장면도 나온다. 가진 것 없는 이들이 친구와 더불어 나누는 모습이란 얼마나 정다운가? 그런데 이는 또한 오웰이 태생부터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관찰하기 때문이다. 몸은 더없이 밀착해 있으나 이를 바라보는 정신은 칼같이 날카롭게 서 있다. 책에는 냄새가 지독하게 나쁘다는 말이 수없이 나온다. 나중에 오웰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랫것들은 냄새가 나." 그게 우리가 듣고 자란 말이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넘을 수 없는 장벽과 마주친다. 어떤 호감도 혐오감도 '몸'으로 느끼는 것만큼 근본적일 수는 없다. 인종적 혐오, 종교적 적개심, 교육이나 기질이나 지성의 차이, 심지어 도덕률의 차이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신체적인 반감은 극복 불능이다. 살인자나 남색자에겐 호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입 냄새가 지독한(상습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사람에겐 호감을 가질 수가 없다.] 중상류층으로 자란 오웰이, 아무리 하층민의 입장에 서서 그들 중 하나가 되려 해도 이것만은 극복할 수 없었다는 말이다. 그러면 오웰은 그 차이를 깨닫고 가난한 이들의 옆에 서는 일을 포기했을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지식인 사회주의 혁명가가 만들어낸 허상에 지나지 않는 '프롤레타리아'의 신화를 고발했다. 그들이 존재하는 방식을 긍정하며 계급 철폐가 무슨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살펴 보기를 촉구했다. 혁명이 일어난다고 곧바로 계급 차이가 없어지는게 아니다. 오웰은 구체적인 상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생각하지 않은, 하지만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시했다. 프랑스 생활을 뒤로하고 오웰은 런던으로 갔다. 런던의 빈민들은 파리와 상황이 달랐다. 오웰은 부랑자 구호소를 전전하게 된다. 그가 따라지로 살던 때는 마침 대공황 시절이었다. 일자리는 없고 실업자는 넘쳐났다. 영국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구호소를 만들어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했지만 그 처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남루했다. 게다가 말이 구호소지 감옥과 같은 규율을 따라야 했다. 하루 이상 머물지 못하고 계속 떠돌게 만드는 제도 덕에 실업자들은 자존감을 잃고 짐승처럼 변해갔다. 책 곳곳에서 오웰은 빈민과 부랑자가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서 비참한 상태로 전락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밝힌다. "돈이 사람을 노동에서 해방시켜주듯, 가난도 보편타당한 행동기준에서 그들을 해방시켜주었다." 그래서 가난한 이들은 언뜻 보면 도덕과 윤리가 거의 없이 사는 듯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넉넉한 부자보다 타인을 환대한다. 가진 게 별로 없어 그렇지 그들은 대접받은 만큼 꼭 갚으며, 아무리 배고파도 친구와 음식을 나눈다. 거리에서 주운 꽁초로 담배를 피는데 이마저도 서로 나누어 핀다. 오웰의 세심한 관찰은 그들 사이에 흐르는 따뜻한 정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리 이들이 순박하게 보여도 사람은 다 같다. 이들은 가난하기 때문에 더욱 나누는 일에 열심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 생존을 보장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처럼 행동한다면 며칠 지나지 않아 굶어 죽거나 얼어 죽을 것이다. 에밀 졸라는 <목로주점>에서 빈민가 사람들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차갑고 건조하게 묘사한다. 그런데 다른 관점에서 이들의 모습을 해석하면 오웰이 보여준 정도 찾을 수 있다. 가난한 이들은 중산층과 다른 본성을 가진 별난 사람이 아니다. 단지 서 있는 장소와 경제적 능력이 다를 뿐이다. "가난이 지닌 커다란 장점, 즉 가난은 미래를 말살해버린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당장 오늘 먹을 저녁이 없이 며칠째 굶고 있다면 미래가 떠오르기나 할까? 어떻게 하면 굶주림을 면할 음식을 구할까 하는 생각만 가득하지 않을까? 미래를 위해 저축할 아무 것도 없고, 배움도 없는데 어찌 미래를 대비하라 훈계할 수 있을까? 이들의 "인간성을 파괴한 것은 타고난 악덕이 아니라 바로 영양실조"다. 오웰은 이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계급 철폐가 단순하지 않고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임을 깨달았다. 그는 지식인 사회주의자들이 벌이는 탁상공론과 '역사의 법칙'을 운운하는 전체주의를 배격하고 진짜 현실에 기반을 두고 인간의 품위를 되찾는 사회주의 운동을 벌이고자 했다. 실제로 겪은 오랜 체험에서 우러나온 그의 주장은 지금도 진지하게 경청해야 하지 않나 싶다. 나 역시 학생운동을 할 때, 역사의 법칙은 우리를 승리로 이끈다, 노동자들의 강철 같은 규율과 계급의식을 본받아라, 이런 말을 자주 들었다. 나중엔 나도 후배들에게 했다. 지금 돌아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아무 것도 모른채, 머리속 상상에서만 운동을 한 셈이다. 현실을 바꾸고자 했지만 그 현실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오웰은 "감상주의자의 견해란 현실과 맞닥뜨리자마자 정반대의 것으로 돌변해버린"다고도 했다. 내가 그럴뻔 했다. 진짜 현실과 마주쳤을 때 감당하기 어려웠다. 내가 생각하고 믿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로서 오웰의 주요 저작을 대부분 읽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은 그의 저술 중에서 상위라 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좋아하는 작가의 출발점이 어땠는지를 알았다. 또, 나중에 쓴 글들에 대한 이해가 쉬워졌다. 무심코 지나쳤던 내용이 무척 의미 있는 부분임을 나중에 알게 되기도 했다. 오웰은 여러 글을 썼지만 자신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논리적으로 정리한 글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의 능력이 못 미쳐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에 바탕을 두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이 간단치 않기 때문에 하나의 이론으로 정리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이나 <카탈로니아 찬가>, <위건 부두로 가는 길> 같은 르포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드러내려 했지 싶다. 실천하는 지식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이 책부터 시작해 오웰의 글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kra***
    201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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