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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에 대한 에피소드가 공감이 많이 가서 그런가 인상깊었어요 사실 인류의 종말은 좀비 바이러스든 괴물이든 그런것보다 인간성의 상실이야말로 인류의 종의 종말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항상 이런 키워드의 작품에서 이렇게 딱 짚어주는게 좋았습니다
설정에 끌려서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좋네요. 복잡하지 않은 문장으로도 감정 표현이 잘되어있고 마지막에는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어요.
작가님의 전작들을 흥미롭게 읽었기에 이책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sf를 주로 쓰시는 줄 알았었는데 좀비물을 쓰셨다길래 흥미가 더 생겼습니다. 단편이라서 더 가볍게 읽을수 있고 몰입도 잘 되었던것 같고, 세이야기 모두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다읽고나서 "재미있다"거나 "잘 썼네"는 말로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작품이다. 읽는 동안과 읽고 난 뒤에 마음속 어딘가가 오래 눌린 채 남아, 시간이 지나서야 조금씩 의미가 스며드는 소설에 가깝다.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이 책이 끝내 도달하는 곳은 공포나 스릴이 아니라 사랑과 기억, 그리고 끝내 놓지 못하는 마음이다. 천선란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있지만, 이번 연작에서는 그 정서가 유난히 또렷하다. 이 작가는 언제나 “살아 있음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데, 그 질문을 가장 극단적인 상황으로 밀어붙인다. 좀비가 등장하는 세계에서조차,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 선명하게,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은 기억하고 사랑하려는 의지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세 편의 이야기 전체를 관통한다. 1부에서 우주선이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비극은 단순한 생존 서사가 아니다. 좀비가 된 연인을 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선택은 윤리적으로 옳다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는 영역에 놓여 있다. 하지만 읽는 나는 그 선택을 이해하게 된다. 사랑은 언제나 합리의 영역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그 사랑이 낭만적으로 미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랑은 고통스럽고, 잔혹하며, 때로는 서로를 더 깊은 절망으로 끌어당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놓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사랑은 처절하다. 2부는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다. 멸망 이후의 세계에서 누군가를 돌본다는 행위가 얼마나 무거운 책임인지, 그리고 그 책임을 감당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 일인지가 조용히 쌓여 간다. 이 소설 속 인물들은 영웅이 아니다. 그저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다. 누군가를 지킨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소진시키면서도, 그만둘 수 없는 마음. 이 부분을 읽으며 좀비보다도 인간의 삶이 훨씬 더 비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부에 이르러서는 이 이야기가 결국 ‘사랑 이후의 세계’를 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류가 사라진 지구에서조차 사랑은 남아 있고,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살아 있다는 기준이 심장 박동이나 체온이 아니라, 누군가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라는 사실이 이토록 명확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나 싶다. 이 부분은 슬프면서도 이상하게 평온했다. 끝내 모든 것이 무너진 뒤에도 남는 것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세계는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는 가볍게 읽을 소설을 찾는 독자에게는 분명 버거울 수 있다. 하지만 상실과 사랑, 돌봄과 기억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마주해 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은 오래 남는다. 읽는 동안보다 읽고 난 뒤 더 깊이 스며드는 소설, 시간이 지나도 문장과 장면이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소설이다. 천선란이 왜 지금 이 시대에 중요한 작가인지, 이 연작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좀비 소설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좋은 작품들을 많이 접했고, 동시에 작가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약간 손해보며 책을 읽은 것 같다. 첫 작품은 배경이, 두 번째는 구조와 의미가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와닿는 감성은 아니었다. 세 번째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이미 읽은 단편이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좀비 아포칼립스는 쾌락적이기만 한 장르가 아니라, 사랑하는 누군가가 남긴 몸이 재정의되는 불합리한 환경에서 개개인이 기존의 사랑을 새롭게 정의하는 감정적인 문학의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이 바라셨듯 누군가에게 좀비라는 장르의 다층적인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용한데 묘하게 마음을 붙잡는 소설이다. 읽는 동안 큰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감정이 계속 안쪽에서 울린다. SF적 설정이 들어가 있지만 낯설게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현실 감정에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고립된 공간이 주는 감정이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이라는 제목 그대로, 인물들은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단절된 상태에 놓여 있다. 그 안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극적인 선택이나 과한 감정 표현 없이도 그 고독이 충분히 전해진다. 천선란 작가는 미래나 기술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중심에 둔다. 이 작품에서도 생존이나 설정 자체보다, 남겨진 사람이 무엇을 붙잡고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읽다 보면 SF를 읽는다기보다 상실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든다. 다 읽고 나면 서늘한 공기 같은 여운이 남는다. 희망을 크게 말하지 않는데도, 완전히 절망적이지는 않다. 조용히 읽고, 조용히 오래 남는 소설이다.
남의 세계의 남의 사랑 이야기
이전작인 천개의 파랑 재밌게 봐서 과감하게 시작했는데 거의 차원이 다른 수준의 감정의 쓰나미가 몰려오네요...왜 소개글에 그런 문구가 들어갔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작품을 보면 작가의 삶이 궁금해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유독 더하네요.
천선란 작가님 인터뷰에서 좀비 이야기 언제 안좋아하나 라는 말 보고 나도나도..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렇게 좀비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쓴 글 답다! 라는 생각이 들었음. 저는 마지막 단편인 《우리를 아십니까》 가 제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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