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꿈속에서 우는 사람 상세페이지

꿈속에서 우는 사람

문학동네 시인선 208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12,000원
전자책 정가
30%↓
8,400원
판매가
8,400원
출간 정보
  • 2024.04.01 전자책, 종이책 동시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4.8만 자
  • 34.7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54655934
ECN
-
꿈속에서 우는 사람

작품 정보

“걷고 달리다가 마지막엔 발뒤꿈치에 날개가 돋아 공중으로 도약하는 우리!”
인간을 사로잡는 권태와 우울의 끝에서
사랑과 자유로의 도약을 감행하는 발돋움

문학동네시인선 208번으로 장석주 시집 『꿈속에서 우는 사람』을 펴낸다. 시와 철학을 양손에 쥐고 수십 년간 인간을 탐색해온 시인이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이다. 인간 정신 활동의 극지까지 다다라본 시인은 현대인의 내면에 뿌리박힌 권태와 우울을 들여다본다. 그 스스로가 이미 권태와 우울의 “희생자이자 수혜자”(류신, 해설에서)일 만큼, 깊이 가라앉아본 이만이 누릴 수 있는 미美와 고요가 독자의 공감대를 건드린다. 삶이 지루하다 여기는 이는 자신의 눈을 끌어당길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시인은 현대인이 ‘회의주의자’가 아니라 삶의 기쁨을 순정히 찬미할 줄 아는 ‘낭만주의자’라는 사실을 꿰뚫어본다. 그리고 그 기쁨은 멀리 있지 않다는 진리도. 무채색의 풍경을 관조하던 화자들의 눈에 점차 “날쌤으로 경쾌함을 짓는”(「삼나무」) 고양이와, 사랑하는 이가 “중력의 그물을 찢고 공중에서 새의 자세로 날아오르는”(「발레 1」) 몸짓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인간 본래의 권태와 우울이 장석주를 거쳐 사랑과 자유로의 발돋움으로 치환되는 순간이다.

봄이 오면 잘 살아봐야겠다. 우리는 기린을 보러 동물원에 간 적이 없지. 봄이 오면 당신은 초록 화관을 쓰고 거리를 걷겠지. 잘 웃는 당신, 당신은 겸손하고 시금치를 좋아한다. 시금치를 먹을 때 소량의 철분이 당신의 핏속으로 녹아든다. 하루 치의 고독이 녹아서 스며들 때 당신은 밤의 별채 같은 고독을 끌어안으며 웃는다.
_「밤의 별채 같은 고독」에서

장석주의 화자들은 권태와 우울에 젖어들어 있다. “인생에서 가장 미약한 불행의 신호”(「엄마, 왜 이렇게 작아지셨어요?」)인 그 감정들은 “우리의 양식”(「생각」) 그 자체다. 그러나 시인은 그 기저에 자리한 슬픔을 발견한다. “백화점이 무너지고, 강을 가로지르는 교각이 거짓말처럼 내려앉는 사고를 겪고도 우리는 살아남았다. 깃발을 치켜든 용기가 아니라 불운을 웃도는 행운 탓이다.”(「삼나무」) 이제껏 자신이 단지 우연히 살아남았다는 자각과, 수많은 죽음을 속절없이 감내해야 했던 시절이 인간을 조로早老하게 했다. 분명 “슬픔 한 점 없이 살았다면 파렴치한”(「게르와 급류」)이겠으나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슬픔을 슬픔으로 받는 부족”(「강과 나무와 별이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권태가 지루함이나 게으름, 따분함이나 무료함과는 차별되는 현상이라면, 권태가 비록 무익할지는 몰라도 무의미하지 않은 감정이라면, 장석주는 권태주의자다. (…) 멜랑콜리가 이상과 현실 사이의 아득한 괴리감에서 비롯된 감정이라면, 장석주는 멜랑콜리커이다. (…) 다른 누구보다도 세계와 인간의 삶을 깊이 통찰하는 시인은 자신이 늘 폐허나 다름없는 우울한 세계에 내던져진 현존재임을 예민하게 인식한다. 그래서 늘 시인의 수심(愁心)은 깊다.
_해설에서

그러므로 권태와 우울은 깊은 슬픔에 젖은 인간이 뒤집어쓰는 방어구다. “당신의 슬픔이 깊으니 내 눈썹은 검고 내면은 단단하다.”(「하얀 방」) 마음이 무너지는 것만은 막기 위해 높은 벽을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장석주는 인간의 시야 바깥에서 일어나는 해방의 조짐을 느낀다. “지금 몇억 광년 떨어진 자리에서 어떤 우주의 눈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을까요.”(「생각」) 그 무궁무진한 경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그는 “이번 생에서는 무지를 더 키우고자 한다.”(「여름의 끝 2」)

혼돈 속에서 생각의 지평선은 더 넓어집니다. 자는 데 여러 베개가 필요 없다는 생각, 인생 별거 아니라는 생각, 눈발 붐비듯 머릿속엔 생각이 붐벼요. (…) 우리는 생각의 금수로 살다 죽겠지요, 이제 생각 대신에 춤을 춰요. 고양이로 환생한 구루들, (…) 걷고 달리다가 마지막엔 발뒤꿈치에 날개가 돋아 공중으로 도약하는 우리!
_「생각」에서

장석주에게 무지는 곧 무아지경의 가능성으로, “침울”과 “불행”(「발레 2」)의 자리를 “춤 너머의 춤”이 대신하기 시작한다. “공중의 한 정점에서 황옥인 듯 반짝”이는 ‘당신’의 궤적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언어들은 『꿈속에서 우는 사람』의 가장 찬란한 정점이다. 이제 춤은 “저 자유를 향한 불굴의 의지를 다짐하는 낙인”(「발레 1」)이면서도 자유 그 자체가 된다. “저기 높은 데서 가볍게 바닥으로 착지하는 동물의 품격”(「세계의 침묵을 경청할 때」)을 지닌 고양이처럼, 시집 속에서 지면을 박차고 오르는 무수한 움직임들은 인간을 옭아매는 권태와 우울의 중력으로부터 자유와 사랑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다.

자, 때가 왔다! 저 높은 데서 나뭇잎과 빗방울을 따 내리듯이. 갈비뼈를 모은 뒤 발뒤꿈치를 들고 걷자. 가난한 연애에 마음을 굽히지 말자. 척추를 곧추세우고 무릎을 올려 나는 법을 배우자. 바람과 속도의 노래를 부르자. 두 팔을 뻗어 공중으로 솟구치는 새가 되자. 상(床) 위에 차가운 물 한 잔을 올리자. 이 별의 연인을 위해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자. 계절이 끝나기 전에 머리를 숙여 안녕, 인사를 하자. 당신의 날개와 고통을 훔치는 새가 되자.
_「발레 2」에서

순하고 정한 것에 대한 애호를 감추지 않는 장석주의 시야말로 슬픔이 지나간 뒤 곧게 남은 사랑이리라. 이제 화자들은 “작은 사랑”(「꿈속에서 우는 사람」)과 함께 밤산책에 나선다. ‘걷기’는 “당신이 당신 밖에서 자유를 얻는 몸짓. (…) 오, 경이로운 슬픔 속에서 슬픔 밖으로 나가는 일”(「밤에 식물처럼 자라는 당신과 걷기」)이므로. 그러면서도 그들은 걷기로 자족하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며 발돋움을 반복한다. 청유형으로 가득한 이 시집은 “우리에겐 솔직한 화법이 필요해!/ 더 많은 연애와 자유가 필요해!”(「동물원 초」) 외치며 슬픔을 마치고 사랑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촉구하고 있다. 그처럼 화자들과 함께 북돋움의 언어를 횡단하며 시집의 끝에 다다른 이는 이제껏 ‘슬픔을 슬픔으로 받아온’ 자신이 비로소 기쁨을 실감하는 사람이 되었음을 깨닫고 말리라. “기쁨을 기쁨으로 받을 때 물은 우리를 먼 곳으로 데려가리라.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르는 먼 곳에서 모란꽃이 필 무렵엔 우리 사랑도 시들지 않으리라”(「강과 나무와 별이 있는 풍경」).

작가

장석주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54년 1월 8일
경력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강사
2003년 MBC 행복한책읽기 자문위원회 위원
2002년 조선일보 이달의 책 선정위원회 위원
데뷔
1975년 월간 '문학' 시 '심야'
수상
2013년 제11회 영량시문학상 본상
1976년 해양문학상
1975년 월간문학 신인상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대추 한 알 (장석주, 유리)
  • 어둠 속 촛불이면 좋으련만 : 내 인생의 문장들 (장석주)
  • 꿈속에서 우는 사람 (장석주)
  • 지금은 시가 필요한 시간 (장석주)
  • 에밀 시오랑을 읽는 오후 : 시인의 마음과 인문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 (장석주)
  • 햇빛사냥 (장석주)
  • 예술가와 사물들 (장석주)
  •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석주)
  • 호젓한 시간의 만에서 (장석주)
  • 태양은 아침에 뜨는 별이다 (장석주)
  • 헤어진 사람의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장석주)
  • 가난한 사람들 (막심 고리키, 오관기)
  • 내 몫의 사랑을 탕진하고 지금 당신을 만나 (장석주)
  •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장석주, 박연준)
  •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서정학, 유종인)
  •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장석주)
  • 장석주 시인의 마음을 흔드는 세계 명시 100선 (장석주)
  • 글쓰기는 스타일이다 (장석주)
  •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장석주)
  • 조르바의 인생수업 (장석주)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문학동네 시인선더보기

  • 아메바 (최승호)
  •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허수경)
  • 내간체를 얻다 (송재학)
  • 요즘 우울하십니까? (김언희)
  • 방독면 (조인호)
  • 터미널 (이홍섭)
  • 어른스런 입맞춤 (정한아)
  •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성미정)
  • 오빠생각 (김안)
  • 카니발 (조동범)
  • 연꽃의 입술 (장이지)
  • 우리의 야생 소녀 (윤진화)
  • 서봉씨의 가방 (천서봉)
  • 무기와 악기 (김형술)
  •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장석남)
  • 꼭 같이 사는 것처럼 (임현정)
  • 포이톨로기 (김병호)
  • 다정한 호칭 (이은규)
  • 열두 겹의 자정 (김경후)
  • 북항 (안도현)

시 베스트더보기

  • 여름 피치 스파클링 (차정은)
  • 하늘과 바람과 별이 된 시인들의 한국 대표 시집 세트 (전9권) (윤동주)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유고시집) (윤동주)
  • 마중도 배웅도 없이 (박준)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육호수)
  • 여름 상설 공연 (박은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이은규)
  • 신곡 세트 (전3권) (알리기에리 단테, 김운찬)
  • 온 (안미옥)
  • 도움받는 기분 (백은선)
  • Just 15 (서희원)
  •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나태주)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