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쌍칼이라 불러다오 상세페이지

쌍칼이라 불러다오

문학동네 시인선 040

  • 관심 0
소장
종이책 정가
10,000원
전자책 정가
30%↓
7,000원
판매가
7,000원
출간 정보
  • 2017.11.13 전자책 출간
  • 2013.05.15 종이책 출간
듣기 기능
TTS(듣기) 지원
파일 정보
  • EPUB
  • 약 2.5만 자
  • 7.2MB
지원 환경
  • PC뷰어
  • PAPER
ISBN
9788954647656
ECN
-
쌍칼이라 불러다오

작품 정보

“해를 등지고 저의 그림자를 경작하는 자의 뒷모습은 환하면서 외롭고
자신을 사랑하는 자의 앞섶은 그리하여 어두운데”
윤성학 두번째 시집 『쌍칼이라 불러다오』

윤성학은 도시의 경작생이다. 그의 경작은 평범하지만
그림자의 경작은 그의 창안이며 우리 시대의 업적이다.
-황현산 해설 「도시의 토템」에서

도시인의 비애로 만들어낸 생활 윤리

200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버둥대는 현대인의 애환을 시로 표현해온 윤성학 시인. 그의 두번째 시집 『쌍칼이라 불러다오』가 출간되었다. 2006년 첫 시집 『당랑권 전성시대』를 펴낸 지 7년 만이다. 시인이라는 이름보다 직장인의 이름이 더 오래된 그. 두 이름을 가지고 산다는 건 어떤 거냐 물으니 ‘짜파구리’와 같단다. 전혀 다른 두 이름이 만나 새롭고 특별한 맛이 난다는 뜻.(윤성학 시인은 농심 홍보실에 근무한다.) 생의 부조리와 생활의 균열, 매일을 꼬박꼬박 살아내는 직장인의 비애를 소재 삼아 때로는 관조로, 때로는 익살로 끌어가는 그의 시와 똑 맞아떨어지는 답변이 아닐 수 없다.

허리가 아프다
아침에 잠을 깨면 제일 먼저 국부를 만져본다
나는 이 집의 국부다
굳세게 일어나야 하는 국부다

(아담 스미스는 왜 하필 아담인지)

어느 날부턴가 아침에 국부가 기상해 있지 않으면
바닥에서 몸을 뜯어내기 전
일어난 것도 누워 있는 것도 아닌
그를 일으켜세운다
이것이 국부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면서
등뼈에 하루치 하중을 입력한다

오늘 아침 국부가 나보다 먼저 일어나
경제학 원서를 들춰보고 있었다
아직 나의 직립은 무사하다
나는 여전히 국부를 위한 자유경쟁에 종사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능률과 생산성과 자유방임 사이를 오가며
아주 오래 기억해내지 못한 것이 있었다
가장 깊은 곳
가장 깊숙한 바닥에 누워 있던
한 문장이
번쩍
등뼈를 관통하는 순간에
나는 가장 뜨겁고 단단하게 일어서곤 했다
-「국부론」 전문

한 집안의 가장, 즉 ‘국부(國父)’인 화자는 “등뼈에 하루치 하중을 입력”해 ‘국부(局部)’를 일으켜세운다. ‘국부(國富)’를 위한 “자유경쟁에 종사”하며 “능률과 생산성과 자유방임 사이를 오가”느라 “아주 오래 기억해내지 못한 것”이 있단 것을 깨닫는 날도 있다. “가장 깊은 곳/ 가장 깊숙한 바닥에 누워 있던/ 한 문장이/ 번쩍/ 등뼈를 관통하는 순간에/ 나는 가장 뜨겁고 단단하게 일어”선다 말하는 그는 천생 시인일 터.

첫 시집에서 “권법 없이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이곳”을 살아내기 위해 “강하게 파고들었다가/ 빠르게 빠져나오는” 당랑권을 택했다면, 이번엔 “일말의 동요도 없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상대의 중심 깊숙이/ 두 개의 칼날을 밀어넣”고 “아무 표정 없이 들어올”려 “자신보다 높이 추켜올”리는 지게차의 “쌍칼”과 그 작동에서 “결투의 원리”를 배운다. 그러나 ‘쌍칼’이 ‘두목’이 되는 법은 없는지라, 결국 “오늘도 끝내 누구와도 마주서지 못”한 채 “자신의 몸을 세워둘/ 네모 칸 하나 찾아가는 일”(「57분 교통정보」)이 전부인 게 우리네 일상이다. 이렇듯 희화된 삶의 풍경은 시인의 눈으로 본 생활인의 모습, 생활인으로 살며 발견한 시적인 순간들에서 빚어졌다.

“실평수 17.15평의 생”에 “공연히 평수만 차지하고 있”는 “벽” 하나. “버리지 못했던 그리움들”, “나를 떠난 눈물들”, “일상의 문장 안에 자꾸 늘어만 가는 괄호들”을 탓하며 벽에 이마를 부딪혀본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내 안으로 들어와 벽이 된 것”. “그런데 당신은 어쩌자고/ 이것이 여태 내가 걸어온/ 내력이라 말하는가”라는 마지막 행(「내력벽(耐力壁)」)에서 내력(耐力)이 내력(來歷)으로 읽히는 순간, 많은 것을 보내고 참고 떠나온 우리는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강에 갔다가 돌아옵니다
돌아오기 위해서도 사람들은 앞으로 걷습니다
흘러간 날들의 내가
나를 불러 돌아서는데
뒷걸음이지만 나는 가까스로 앞으로 걷고 있었습니다
-「강습(江習)」 부분

온천물에 뛰어드는 눈송이를 보라 지난 세기 자살공격 비행단은 극명한 목표가 있었다 돌아오지 않기 위해 먼 길을 가본 자는 안다 이 눈송이들의 투신으로 무엇이 바뀌는가 한세상 뛰어들어도 온천의 수위는 높아지지 않고 물은 식지 않는다
눈을 떴다 이 섬은 희고 청한하다 무리 중 누군가 무의미를 무의미라 말한다 나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의미는 어디까지 의미 있는지 잠시라도 아름답다면 그것은 의미인지 무의미인지 아름다움은 누가 규정하는지 묻지 않았다
-「자살공격 비행단」 부분

“흘러간 날들”의 부름에 돌아서서도 우리는 “앞으로” 걸어야 한다. “뒷걸음”으로라도. 그런 우리의 한 걸음 한 걸음은 강처럼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을지. “한세상 뛰어들어도” 바뀌는 것 없는 “투신”에 우리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의미는 어디까지 의미 있”을까. 이렇듯 “해를 등지고 저의 그림자를 경작하는 자의/ 뒷모습은 환하면서 외롭고/ 자신을 사랑하는 자의 앞섶은 그리하여 어”둡지만(「평범경작생」), 황현산 평론가가 해설에서 언급했듯 그것은 적어도 “희망 없이 경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시는 희망 없는 것들이 유일한 희망이 되는 어떤 비밀한 시간에 대한 알레고리가 아니던가” 반문한다.

작가

윤성학
국적
대한민국
출생
1971년
학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학사
데뷔
200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작가의 대표 작품더보기
  • 영원한 귓속말 (최승호, 허수경)
  • 쌍칼이라 불러다오 (윤성학)
  • 신춘문예 당선시집 2002 (김중일, 장석원)

리뷰

0.0

구매자 별점
0명 평가

이 작품을 평가해 주세요!

건전한 리뷰 정착 및 양질의 리뷰를 위해 아래 해당하는 리뷰는 비공개 조치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1.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2. 비속어나 타인을 비방하는 내용
  3. 특정 종교, 민족, 계층을 비방하는 내용
  4. 해당 작품의 줄거리나 리디 서비스 이용과 관련이 없는 내용
  5. 의미를 알 수 없는 내용
  6. 광고 및 반복적인 글을 게시하여 서비스 품질을 떨어트리는 내용
  7. 저작권상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
  8. 다른 리뷰에 대한 반박이나 논쟁을 유발하는 내용
* 결말을 예상할 수 있는 리뷰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건전한 리뷰 문화 형성을 위한 운영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 내용은 담당자에 의해 리뷰가 비공개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 번째 리뷰를 남겨주세요!
'구매자' 표시는 유료 작품 결제 후 다운로드하거나 리디셀렉트 작품을 다운로드 한 경우에만 표시됩니다.
무료 작품 (프로모션 등으로 무료로 전환된 작품 포함)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시리즈 내 무료 작품
'구매자'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리즈의 유료 작품을 결제한 뒤 리뷰를 수정하거나 재등록하면 '구매자'로 표시됩니다.
영구 삭제
작품을 영구 삭제해도 '구매자' 표시는 남아있습니다.
결제 취소
'구매자'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문학동네 시인선더보기

  • 아메바 (최승호)
  •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허수경)
  • 내간체를 얻다 (송재학)
  • 요즘 우울하십니까? (김언희)
  • 방독면 (조인호)
  • 터미널 (이홍섭)
  • 어른스런 입맞춤 (정한아)
  • 읽자마자 잊혀져버려도 (성미정)
  • 오빠생각 (김안)
  • 카니발 (조동범)
  • 연꽃의 입술 (장이지)
  • 우리의 야생 소녀 (윤진화)
  • 서봉씨의 가방 (천서봉)
  • 무기와 악기 (김형술)
  •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장석남)
  • 꼭 같이 사는 것처럼 (임현정)
  • 포이톨로기 (김병호)
  • 다정한 호칭 (이은규)
  • 열두 겹의 자정 (김경후)
  • 북항 (안도현)

시 베스트더보기

  • 여름 피치 스파클링 (차정은)
  • 하늘과 바람과 별이 된 시인들의 한국 대표 시집 세트 (전9권) (윤동주)
  • 샤워젤과 소다수 (고선경)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윤동주 유고시집) (윤동주)
  • 사랑하고 선량하게 잦아드네 (유수연)
  •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 마중도 배웅도 없이 (박준)
  • 입 속의 검은 잎 (기형도)
  •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육호수)
  • 여름 상설 공연 (박은지)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 오래 속삭여도 좋을 이야기 (이은규)
  • 신곡 세트 (전3권) (알리기에리 단테, 김운찬)
  • 온 (안미옥)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 우주적인 안녕 (하재연)
  • Just 15 (서희원)
  • 꽃이 지고 난 그날에 (임병철)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앱으로 연결해서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대여한 작품은 다운로드 시점부터 대여가 시작됩니다.
앱으로 연결해서 보시겠습니까?
닫기 버튼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 다운로드로 자동 연결됩니다.
모바일 버전